한미약품 최대주주 한미사이언스 대표 지시 따르는 게 당연박재현 대표도 한미약품 이사회 절차 거치지 않았음 지적독립경영 추진은 선관주의의무 및 배임행위 주장
  • ▲ 한미타워 내부.ⓒ뉴데일리DB
    ▲ 한미타워 내부.ⓒ뉴데일리DB
    한미사이언스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독립 경영 추진 방침이 특정 대주주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오히려 독립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표가 지난 28일 별도의 한미약품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하고 해당 부문 임원인사를 낸 것을 놓고 지주사 체제 취지와 방향을 부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여서 지주사 대표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당연함에도 박 대표가 한미사이언스가 아닌 특정 대주주의 입장에 있는 인물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승엽 경영관리본부 인사팀 팀장 겸 컴플라이언스 팀장 전무이사를 승진시키고 권순기 경영관리본부 법무팀 전무이사 등을 새롭게 선임했는데 한미사이언스는 이들이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자문사 역할을 맡았던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라데팡스) 측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2022년 라데팡스가 개입한 이후 경영권 분쟁 구도가 심화됐다고 지목한 바 있을 정도로 라데팡스와 불편한 관계에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승엽·권순기 전무가 라데팡스 측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했지만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의 임원인사 발령 및 조직신설 단행도 한미약품 이사회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엄연한 이사결정기관인 이사회를 패싱한 해사행위로 한미그룹의 대외적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면서 "한미약품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해하고 주주 손해를 가하는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의 독립경영 방침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간 체결된 업무위탁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은 계약 위반으로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한미약품 이사회가 (독립경영을) 강행한다면 이를 지지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압도적인 최대주주라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경영을 지지하는 3자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은 한미사이언스 과반 수준의 지분을 가진 압도적인 최대주주"라며 "같은 논리로서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지지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