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특허 합의 … 유럽 등 출시 가능상반기 내 美 바이오시밀러 하가 간소화 지침 확정 기대감김경아 대표, 신약개발 선언 … "2030년까지 매년 IND 목표"4분기 연구개발비 급증 등 투자 본격화 … "바이오시밀러로 충당"
  •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겹호재를 맞았다. 특허 분쟁으로 출시가 지연됐던 '아일리아'의 판매에 대해 합의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임상시험의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요건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을 앞서 발표한 신약개발에 투입할 예정인 만큼 이 같은 호재는 영업현금이 연구개발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최근 안과 질환 치료제 'SB15(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 관련해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인 리제네론, 바이엘과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지역에서 저농도 제형(40㎎/㎖)에 대한 합의 및 라이선스 계약(Settlement and License Agreement)을 체결했다.

    SB15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등의 안과 질환 치료제로, 2024년 글로벌 매출이 14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한국에서는 '아필리부'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아 삼일제약이 2024년 5월 출시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SB15 품목허가를 획득했지만, 지난해 2월 리제네론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일리아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간 출시가 지연됐다.

    리제네론과 바이엘은 미국 판권과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나눠 갖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에 대응해 특허 방어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부터 영국(1월), 유럽(4월), 한국을 제외한 그 외 국가(5월)에서 SB15의 순차 출시가 가능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15를 유럽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안과·희귀질환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유럽 내 상업화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 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미국 내 아일리아 특허 만료를 앞두고 합의를 통한 조기 진입과 특허 만료 이후 후발 진입의 득실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오리지널사와 합의 없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은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암젠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엘, 리제네론과의 합의를 통해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예고했으며 삼천당제약도 파트너사 프레지니우스카비를 통해 미국 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이와 함께 FDA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추진 중인 요건 완화 지침이 상반기 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망을 밝힌다. 임상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 개발 속도와 경제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FDA는 지난해 바이오시밀러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하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연구를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줄이는 새로운 지침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지침 초안은 대부분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비교효능연구(CES)'를 폐지하는 대신 '비교분석평가(CAA)'와 임상약동학(PK), 면역원성 데이터를 통해 비교 가능성을 입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CES의 경우 평균 1~3년이 걸리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많은 분석평가에 비해 민감도가 낮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6~8년 걸리던 바이오시밀러 개발기간이 5~7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FDA는 새 지침으로 개발자가 비교 임상연구를 수행해야 하는 불필요한 자원과 집약적 요구사항을 줄이고 분석평가를 통해 제품 차이를 입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두달간 FDA는 지침 초안에 대해 공개의견을 수렴했다. 산도즈, 접근가능한의약품협회(AAM) 등 23개 기업·기관은 다양한 의견을 제출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생물학적 유사성을 입증하는 주요 수단으로 CAA를 지지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간소화된 개발접근법이 새로운 기본값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 측은 FDA의 최종 지침이 올 상반기 내에 확정,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반적인 의견은 CES 폐지를 지지하고 있으나 다중 특이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특정 제품을 아예 지침에서 적용 제외할지, 아니면 일괄적으로 적용하되 단서조항을 마련할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한층 쉬워질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장 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파이프라인을 20종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 허가 가이드라인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며 "당시의 공급 지속가능성과 고품질 유지 노하우, 14년간 쌓아오고 확보한 원가경쟁력과 공정 개발역량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실. ⓒ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실. ⓒ삼성바이오에피스
    특히나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IND)을 목표로 하는 등 신약개발을 새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바이오시밀러사업에서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은 상대적으로 긴 개발기간과 임상시험 등을 더 많이 거쳐야 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김경아 대표는 "다른 바이오텍과 다르게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바이오시밀러 비즈니스가 있다. 여기서 창출되는 현금으로 신약기술 개발과 신약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며 "개발 초기에는 외부 인식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당분간은 바이오시밀러사업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분기에 1542억원의 연구개발비용을 지출했다. 전분기 672억원에 비해 129%, 전년동기 648억원에 비해서는 137% 각각 급증한 수준으로, 신약개발이 본격화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11분기(2023년 1분기~2025년 3분기) 평균 연구개발비용은 489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마일스톤 제외시 101% 증가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14.1%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을 보면 신약개발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말 방광암 ADC 신약후보물질 SBE303(넥틴-4 타겟)에 대해 FDA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으며 연내 임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AI 기반 항체 설계기술도 도입했다. 서울대, 프로티나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7년 내 후보물질 10건을 도출하고, 최종 AI 설계 후보 1종의 IND 신청을 목표로 하는 보건복지부 국책과제에 선정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뿐만 아니라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에 신약개발 전문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신설한 것도 신약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에피스넥스랩은 확장성이 큰 요소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의 기술 플랫폼사업을 추진하는 바이오텍 모델의 기업이다. 현재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의 장기 투여가 가능한 약물 전달기술 개발 등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의약품 입찰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미국도 약가인하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압박도 심화할 전망"이라며 "초기 단계 외부물질 도입 등 적극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