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이사회 의장 박재현 대표의 편파 진행에 이사회 박차고 나와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임종윤 이사 안건 반대 표시북경한미약품 의약품 중국 유통 거래 끊는 것도 고려
  • ▲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대표 취임에 실패한 이후 강경책을 예고했다.

    임종윤 이사는 2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사회 내 오염된 외부세력을 해임을 시키기 위해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개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로서 대표이사를 안 해도 그만이어서 원래 대표이사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잠시라도 대표이사를 맡아 불손한 외부세력을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 이사가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에 임해룡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건과 자신을 한미약품 단독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올렸는데 모두 부결됐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박재현 대표이사와 박명희 국내사업본부 전무이사, 황선혜 감사위원(사외이사), 김태윤 감사위원(사외이사), 윤영각 감사위원(사외이사), 윤도흠 사외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임종윤 미래전략 사내이사, 임종훈 그룹지원 사내이사, 남병호 사외이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물로는 지난 6월18일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한 형제와 남병호 사외이사 정도만 꼽혀 형제들이 기존 이사들을 얼마나 회유하느냐가 이사회 승패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결과적으로 형제들은 이사들을 포섭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임 이사는 첫 번째 안건이 6대4로 부결된 이후 이사회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 측 관계자는 "한미약품 이사회 의장인 박재현 대표가 이사회를 편파적으로 진행해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임종윤 이사 등 2명이 이사회 도중 퇴장했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정상적인 사외이사의 독립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됐다"면서 "이사 2명이 나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나도 속았다"고 털어놨다.

    임 이사와 함께 지난 6월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는 "신 회장은 내일까지 라데팡스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를 넘겨받는 거래가 걸려있는 영향으로 반대표시를 한 것 같다"면서 "반대표를 던진 이후 제게 미안해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약품그룹 내 특정 외부세력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이를 솎아내지 않으면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화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이사는 "나는 편을 나눌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면서 "하지만 대주주연합 측은 뭔가 밀약이 걸린 건지 나와 대화를 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보낸 의견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자신이 지분을 100% 보유한 홍콩 코리그룹을 통해 북경한미약품의 중국 내 의약품 유통거래를 끊는 것까지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코리그룹은 중국 내 의약품 유통 허가증인 GSP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따내기 쉽지 않다"면서 "코리그룹도 손해를 볼 수 있지만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나에게 (경영을) 직접하지 말라고 내쫓고 있는데 내가 여기(한미약품)를 도와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