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6개월 내 PF 정리" 강조… 6.7조 매각 시급매각대금 재투자처 떠오르는 '우량 회사채'상호금융, 연말 채권시장 큰 손되나
  •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열린 상호금융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회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열린 상호금융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상호금융업권이 6개월 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업장 정리 주문을 받으면서 올해 연말 무렵 수 조원의 뭉칫돈이 발생할 전망이다. 재투자처로 채권이 꼽히면서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뜻밖의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중앙회는 자체 재구조화 계획에 따라 신속한 PF 부실 사업장 정리 실행에 나섰다. 경공매, NPL 전문 자회사 활용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신협중앙회 역시 자체 수립한 부실 PF 사업장 정리 계획 실행에 여념이 없다.

    전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상호금융권 간담회에서 "상호금융권의 무리한 투자와 특정 분야 쏠림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상호금융권이 반복적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급 사업장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계획에 따라 6개월 내 조속히 (정리를) 완료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데 따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강대재 산림조합중앙회 사업대표이사, 김기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 손성은 신협중앙회 신용공제사업대표이사, 여영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6개월' 기한을 언급하며 조속한 정리를 강조한 것은 상호금융이 금융권에서 부실 사업장 물량이 가장 많은 업권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익스포저 216조5000억원 중 상호금융권은 54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이 중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구분된 사업장은 9조9000억원 규모다. 유의로 분류된 사업장은 재구조화를 통해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부실우려로 구분된 6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은 경공매 등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부실우려 사업장이 6월 기준 가치의 80~90% 수준으로 정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셈법에 따르면 6개월 내에 정리 완료 시 상호금융업권에 6700억~1조3000억원의 매각 대금이 들어온다.

    가장 큰 물량을 보유한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상호금융업권이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거나 다시 부동산 PF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매각 대금은 PF 정리 속도에 맞춰 시차를 두고 건 당 거래 규모가 큰 채권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재투자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2~3년물 회사채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통상 하반기 활황을 맞는 회사채 시장이 한국은행의 피벗(금리 인하) 기대감에 예년같지 않은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 유입 가능성은 호재다.

    이와 관련해 상호금융업권 관계자는 "아직 PF 재구조화와 정리가 진행 중이라 결정된 것이 없으나 안전성이 높은 투자나 운영자금용도를 예상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