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질병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기여4만개 이상 고품질 미생물 유전체 포함 … 473개 신종 미생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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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는 생명시스템대학 이인석 교수팀이 마우스 장내 미생물의 참조 유전체 목록인 'Mouse Reference Gut Microbiome(MRGM)'을 새롭게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미국 브라운대 벨렌키 교수 연구팀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마우스 장내 미생물 연구의 의학적 활용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장내 미생물과 인간 질병 간 연관성이 꾸준히 입증되면서 장내 미생물은 질병 진단의 바이오마커이자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연구는 주로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해 질병과 관련된 미생물을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두며, 이 과정에서 참조 미생물 유전체의 품질이 분석의 민감성과 정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그러나 대다수 장내 미생물은 배양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녀 참조 유전체 정보가 제공되는 장내 미생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타유전체 서열 분석을 통해 난배양성 미생물의 유전체를 조립하는 '메타게놈조립유전체(Metagenome Assembled Genome)'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의 고품질 참조 유전체를 수집하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마우스 모델은 인간 질병 연구, 특히 장내 미생물과 숙주의 면역 시스템, 대사, 유전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돼 왔다. 이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비만, 당뇨병, 자가면역 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해 왔다. 그러나 마우스 모델을 사용한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마우스와 인간 장내 미생물 구성의 차이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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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석 교수팀이 개발한 MRGM은 4만 개 이상의 고품질 미생물 유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총 1524개의 세균 종을 포괄한다. 이 중 473종은 이전 연구에서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미생물로, 마우스 장내 미생물의 분류학적 범위를 40% 이상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인간과 마우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생태적 구성과 분자기능적 차이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또한 MRGM은 마이크로바이옴의 생태분류적 프로파일링의 정확도에서 기존 방법을 능가했다. 딥러닝 모델을 통해 마우스 장내 미생물 단백질의 기능 주석(Annotation) 비율을 약 3.2%에서 60%로 18배 이상 증가시켜 마우스 장내 미생물의 기능적 연구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이번 연구는 마우스와 인간의 서로 다른 식단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생태분류적·분자기능적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가령 인간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공감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MSG)을 분해하는 글루탐산 운반체 유전자와 가공식품의 방부제로 사용되는 벤조산 나트륨(Sodium Benzoate)을 분해하는 효소 유전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마우스 마이크로바이옴은 이런 유전자 보유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일반적으로 마우스 사료에는 인공감미료나 방부제 성분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고품질 장내 미생물 참조 유전체 목록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숙주 간의 공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 교수는 "MRGM은 기존 연구에서 부족했던 마우스 장내 미생물의 참조 유전체 정보를 대폭 확장한 것"이라며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관련 분야 학술지인 '장내미생물'에 지난 4일 온라인 게재됐다.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과제,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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