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법인 성장세 탄탄… 올 매출 4조원 넘을 듯기업가치 130억달러… 기업공개시 15억달러 조달거품론도 많아… "꿀 함정 빠질 수도"
  • ▲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인도 현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LG전자의 실제 상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 증시에 막대한 자금이 쏟아지고 있고,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 노력은 매력적이지만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서다. LG전자 내부에서도 막판까지 최종 실행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내달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다. 상장 시점은 내년 초로 전망되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굵직한 글로벌 주관사들이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LG전자의 기업가치를 130억달러로 평가하고 기업공개시 최대 1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최근 투자 분위기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라며 "상장시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다"고 했다.

    LG전자 인도 법인은 올 상반기 2조8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최대 성적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매출 4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도에서 고효율 냉장고 판매를 통해 UN으로부터 56만5000톤의 탄소배출권(CER)을 확보하는 등 다각적인 사업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서 "인도에서 LG는 오랫동안 국민기업이기 때문에 '내셔널 브랜드'가 되는 비전으로 다양한 오셥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말을 아꼈다.

    인도 시장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나온다.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지난 5년간 2배 상승해 일본의 니케이225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애플, 엔비디아 등 시총 1조 달러 이상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S&P500 지수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로이터는 지난 17일 10년 전 중국 자본을 활용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험을 예로 들며 "인도 뭄바이 증시에 상장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일종의 꿀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 철수할 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 에너지 기업 케언은 2007년 인도 라자스탄주에서 석유 사업을 시작했지만, 규제당국과 불협화음을 경험한 끝에 결국 철수했다. 하지만 인도 당국과의 수십억 달러의 법적 분쟁은 2022년까지 계속되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인도 타밀나두주에 세운 가전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직면하는 등 현지 노동시장이 우호적이기만 하지 않은 것도 변수다. 삼성은 현재 노조와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인도를 비롯한 일부 사업부에서 해외 직원의 최대 30%를 감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