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선택 아닌 필수로바이오텍은 생존전략 … 제약사는 차세대 모달리티 확보 기회노연홍 제바협회장 "아이디어·기술 공유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할 수 있을 것"
  • ▲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지난 15일 웨스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제약&바이오 혁신 파트너십 데이'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지난 15일 웨스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제약&바이오 혁신 파트너십 데이'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오스코텍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대명사로 언급되고 있다. 우리같은 바이오텍으로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한 방향인 기술수출이 곧 생존전략이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지난 15일 웨스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국가신약개발재단(KDDF)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공동 주관한 '2024 제약&바이오 혁신 파트너십 데이'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오스코텍은 최근 유한양행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의 원 개발사다.

    오스코텍이 개발한 레이저티닙을 유한양행이 2015년 7월 도입한 이후 초기 임상시험을 진행해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 이후 FDA 문턱을 넘으면서 렉라자는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신약 개발에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힘을 모으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접근법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미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기술수출, 지분투자, M&A(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형태로 오픈이노베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 ▲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디스커버리센터장이 자사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디스커버리센터장이 자사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이날 행사에는 오스코텍 외에도 대웅제약과 셀트리온, HK이노엔이 참석해 자사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설명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디스커버리센터장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펙수클루를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세계 각국에 진출시키는 것과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현지 각국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을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박 센터장은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활발히 하더라도 내부 R&D 역량이 약하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제품 개발 가능성·시장성·실패하더라도 내부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 ▲ 장소용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 신규사업담당 부장이 전략적 투자 및 맞춤형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운용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장소용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 신규사업담당 부장이 전략적 투자 및 맞춤형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운용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장소용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 신규사업담당 부장은 전략적 투자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맞춤형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운용을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장 부장은 지난 11년 동안 총 8개 펀드에서 9146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했다"면서 "가장 잘하는 항체 분야를 확장하는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이중항체를 차세대 모달리티(치료기법)로 꼽고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스타트업들과 협력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ADC 플랫폼 기업 익수다에 588억원, 2022년 9월 이중항체 개발기업 에이비프로에 최대 17억5000만달러, 같은해 10월 ADC 플랫폼 기업 피노바이오에 최대 12억달러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기술 고도화·투자유치·글로벌 진출 등의 지원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진행하면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존 항체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영역 확장 가능성도 찾고 있다.

    장 부장은 "지난달 지분투자한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 옵션계약을 행사하는 등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이 초기 단계지만 좋은 성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 김봉태 HK이노엔 신약연구소장이 바이오텍과 과제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김봉태 HK이노엔 신약연구소장이 바이오텍과 과제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 최영찬 기자
    HK이노엔은 바이오벤처와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태 HK이노엔 신약연구소장은 "우리가 원하는 타깃과 질환에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모달리티를 선정하고 해당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협업하고 있다"면서 "해당 회사가 후보물질을 도출하면 후기 개발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우리가 임상개발을 진행하는 식이다"고 소개했다.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도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의 결과물이다. HK이노엔의 전신인 CJ헬스케어가 일본 화이자연구소 연구원들이 스핀오프해 설립한 일본 바이오벤처 '라쿠알리아'로부터 케이캡의 물질명인 테고프라잔을 사들인 이후 임상개발한 끝에 케이캡 개발에 성공했다.

    HK이노엔은 지난 6월과 8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개발한 이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지로한 신약 후보물질 'IMB-101'과 'IMB-102'를 총 1조7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공교롭게도 렉라자 탄생의 시발점이 된 오스코텍,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치료제 엔블로를 연이어 내놓은 대웅제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로 미국 시장을 뚫은 셀트리온, 국산 첫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출시한 HK이노엔 모두 신약 출시 성과를 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도 "연구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고 성공가능성도 불확실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협력과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