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드라이브제주대병원, 5기 지정 도전했으나 실패 … 6기 진입 가능성6개 종합병원 주축 수평 체계서 벗어나 '최종진료' 필요성 부각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주대병원에서 의료진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주대병원에서 의료진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 제주도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권역과 무리한 경쟁한 통해 좌절해야 했던 제주 의료계와 도민들의 숙원과제가 풀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 지역 원정진료가 아닌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기대감이 커진다.

    16일 제주도에 따르면 그간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원정진료 인원이 14만명에 이르고 진료비도 급증하는 추세였기에 자체적으로 의료수요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했다.
     
    제주대병원은 5기(2024~2026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참여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주요 원인은 권역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과열 경쟁으로 진입 자체가 어려운 서울권과 묶여 경쟁하는 왜곡된 구조가 있었다. 

    지정 실패 후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제주가 서울권역에 포함해 대형병원들과 규모의 논리로 싸워야 하는 순간 좌절된 것”이라며 "서울과 권역을 분리하고 제주대병원을 (650병상에서) 800병상으로 올리면 충분히 지정이 가능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체계는 권역별 소요 병상을 우선 산출하고 그 수치에 부합하는 형태로 신청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별도로 권역 구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례로 5기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 수는 4만8574개였고 서울권은 1만4182개를 차지했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14곳이 서울에 몰린 이유다. 

    그런데 제주도는 서울에 속해 경쟁을 벌였다. 빅5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이 포진돼 유수의 병원도 한 끗 차로 실패하는 구조여서 제주대병원의 도전은 달걀로 바위치기였다.
     
    이러한 왜곡된 구조를 끊어내자고 윤 대통령이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계획'과 '진료권역별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 일부 개정안'을 통해 권역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제주대병원이 병상 규모를 확대하고 중증도 비율을 올리는 과정을 거치면 오는 2027년 6기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6개 종합병원 '수평 팽창' 구조 탈피 

    제주 의료계에 따르면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을 중심으로 서귀포의료원, 중앙병원, 한마음병원, 한국병원 등 6개 종합병원이 주축이 된다. 

    그러나 의료전달체계 상 꼭짓점을 맡을 상급종합병원이 없으니 수평적 팽창과 이뤄지는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민들은 비행기를 타고 원정진료를 떠나야 하고 지출하는 의료비용이 타 지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됐다. 지역 내에서 최종진료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 탓이다. 

    김우정 제주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서 "지역 의료체계가 왜곡되면서 환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겼다. 지역 내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적절한 의료배분을 통해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전날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유치를 위해 운영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는 원정진료를 막고 제주 내에서 중증환자를 돌볼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일선 의료계는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만들어져도 충분한 인력 보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필수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