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제재위반 조사 중… 화웨이 제품서 5나노칩 발견2020년부터 5나노 공정 공급 금지… 이번에 나온건 2020년 35주차수출규정 위반이나 우회구매 여부 점검직접 재재는 불투명하지만 최근 독주 경계론과 맞물려 추가 조치 가능성
  • ▲ 화웨이 반도체ⓒ화웨이 그룹 반도체 팹리스 하이실리콘
    ▲ 화웨이 반도체ⓒ화웨이 그룹 반도체 팹리스 하이실리콘
    미국이 대만 TSMC가 중국에 AI 반도체를 공급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대한 엄격한 대중국 제재를 펼치고 있는 미국이 이번 조사에서 혐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용 스마트폰 AI 반도체 제조에 관여했는지 조사 중이다. 화웨이가 다른 중개사를 거쳐 우회로 주문을 넣어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성명을 통해 "잠재적 문제가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면 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에 따라 고객 및 규제 당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자와 선제적으로 소통하는 등 규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TSMC가 주문을 받으면서 고객 확인을 엄격히 했는지다. 미국 정부로부터 수입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대출을 받는 만큼 대중 제재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핵심이다. 2018년 ASML의 EUV(극자외선) 등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막았고, 2020년에는 미국이 아닌 국가 기업이라도 미국의 수출 허가를 받게 했다. 사실상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미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2년에는 수출금지 목록을 14나노 이하 반도체로까지 넓히고, 작년에는 구형 장비인 DUV(심자외선) 반입도 봉쇄했다.

    이번 조사는 화웨이의 최신 노트북에서 TSMC의 5나노 공정 반도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칩은 2020년 35주차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는 수출 금지 유예기간이어서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적인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제품에 최첨단 공정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에 공급되는 화웨이 칩에 더 세밀한 공정이 적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화웨이는 조만간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AI 칩 어센드 910c를 출시하는데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중국 최대 검색 엔지 바이두,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중 제재에도 꾸준히 반도체 공정을 따라잡고 있어 미국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5나노 이하 공정은 AI 개발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중국이 이 기술까지 획득할 경우 미국은 글로벌 지배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미 상무부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최근 TSMC 독주론에 대한 경계감이 퍼지고 있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TSMC가 반도체 파운드리를 과점 중인 만큼 삼성전자 등 수주 다변화를 꾀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