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4조~5조 거론... 부진업황에 발목지분 15% 남겨두고 실적 연동 옵션으로 상쇄 기대"매각대금 통해 리밸런싱 실행력 높여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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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반도체 특수 가스 자회사인 SK스페셜티가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2조7000억원 가격으로 매각됐다. 당초 4조~5조원의 몸값이 거론됐던 것에 비하면 낮은 가격이지만 계약 종료 후에도 최대 1500억원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매각 이후에도 SK스페셜티의 수익성 회복, 신사업 성공 여부가 달려있는 셈이다.SK㈜는 전날인 23일 이사회를 열고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코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승인했다. 지난 9월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약 조건 협상을 진행한 뒤 약 3개월 만이다.이번 계약의 핵심은 언아웃(Earn Out) 조항이다. SK스페셜티의 경영 실적 기준치를 달성하면 한앤코가 추가로 850억원을 지급하고, 거래 종결 이후 신사업에서 성과가 날 경우 최대 68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양 사가 합의한 매출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SK㈜가 한앤코에 1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M&A 업계에서는 사실상 한앤코의 승리로 이번 딜이 마무리 됐다고 보고 있다. 통상 언아웃은 빠르게 M&A(인수합병)를 진행해야 할 때나 추후 경영 성과가 불투명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화학 업황 부진으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한 때 난항을 겪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업계 상황이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구체적인 언아웃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익성 회복 여부가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알짜 자회사로 꼽혔던 SK스페셜티는 올들어 수익성이 위축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페셜티는 3분기 매출 5313억원, 영업이익은 8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4%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24.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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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K㈜는 SK스페셜티 실적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특수 가수를 생산하는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SK㈜는 안정적인 고객사, 시장 지위를 토대로 내년에도 무난하게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SK㈜는 이번 매각 대금을 그룹 리밸런싱(사업재편)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며 포트폴리오 조정과 법인 매각으로 AI(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재무건전화 등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이번 딜로 약 2조원(세금, 부대비용 제외)의 현금을 확보한 SK㈜는 우선 재무건전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증권은 SK㈜가 매각 대금을 순차입금 상환 등으로 활용할 경우 SK의 이자비용이 연간 3800억원에서 31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SK㈜ 관계자는 “SK스페셜티가 시장 점유율 1위로 안정적인 지위를 영위하고 있고, 사업 비중이 높은 NF3의 경우 타사 포트폴리오 대비 수익성이 높아 (업황 불황과 관계없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언아웃 조항으로 제대로 된 몸값을 인정받았으며 매각 대금을 통해 리밸런싱, 운영개선 등 사업 실행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