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시장전망 6.5% 하회상사·건설·리조트·패션 전부문 부진위기돌파 리더십 주목"브랜드 제고, 미래 먹거리 투자, 주주환원책 등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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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3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어닝서프라이즈를 내며 승승장구했던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4월 5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총괄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분기 매출 10조3099억원, 영업이익 7362억원을 신고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 11.4%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5600억원으로 20.1% 급감했다.삼성물산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간 매출 및 수주 목표 달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부문별로 보면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모든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건설 부문이 20.2%, 상사 부문은 20.2% 줄었고, 리조트 부분은 18.3% 감소했다. 특히 패션 부문은 소비 심리 위축과 폭염으로 인해 36.4% 내려앉았다.전체 영업이익은 시장이 전망한 7841억원을 6.5% 하회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삼성물산은 2분기 시장 예상치를 1000억원 이상 초과달성하며 환호를 받았지만, 불과 1분기 만에 분위기가 딴 판이 됐다.부진한 실적에 삼성물산은 이날 코스피에서 6%대 하락률을 보이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시장 투자자들은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총괄 사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차녀인 이 총괄사장은 과거 패션 부문 사장으로 활동했지만, 지난 4월 전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로 복귀했다. 회사 브랜드 제고와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한 강력한 오너십이 필요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이 총괄사장은 장녀 호텔신라 사장에 비해 경영에 참여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 그런 그가 화려하게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범삼성가인 신세계 그룹에서 사촌언니 정유경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여성 오너의 보폭이 커지면서 이 총괄사장의 역할론도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 총괄사장이 가진 삼성물산 지분은 6.56%로 이부진 사장(5.88%)보다 많다.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이 때, 이 총괄회장이 전문경영인들로 구성된 삼성물산 의사결정 구조에서 오너가와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인 만큼 밸류업을 통해 계열사까지 영향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기 실적보다는 회사의 주주환원 확대 여부에 보다 집중돼 있는 바 향후 삼성물산 주주환원 관련 메시지 발표 여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