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창업주 사의 이후 정신아 대표에 전폭적 힘실려지난해 카카오 대표 발탁 이후 CA협의체 등 맡아 창업주 공백 채워AI원년 선언한 올해가 시험대 … AI사업 본격화, 몸집 줄이기도 지속
  • ▲ 정신아 카카오 대표.ⓒ뉴데일리DB
    ▲ 정신아 카카오 대표.ⓒ뉴데일리DB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최근 IT업계에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전문경영인 중 하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그룹 CA협의체 단독 의장으로 전환되는 등 전폭적인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의 부재 속에서 과제는 산적해 있다. 

    카카오는 올해 포털 다음의 분사부터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고도화하는 작업들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가 올해를 AI 전환의 원년으로 선언했던 만큼 정 대표의 리더십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물론 지난해 첫 해 성적표는 합격점을 받았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취임 2년차를 맞이하는 올해는 정 대표에게 있어서는 각별한 기간이 될 전망이다. AI 패권을 둔 IT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 되는 가운데, 창업자의 부재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아 당분간 수술, 입원 등 치료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해 7월에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 일선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3개월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공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작년에 이은 두 번째 비상경영체제이다. 자연히 정 대표의 역할이 커지게 됐다.

    사실 정 대표는 공채 출신으로 입사한 전통적 카카오 인물은 아니다.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을 시작으로 이베이, NHN비즈니스플랫폼 등을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당시 케이큐브벤처스) 투자팀으로 이직하며 카카오와 연을 맺었다. 이후 2018년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취임했다. 

    그런 그가 카카오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23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다. 이듬해 그는 카카오의 대표로 발탁됐다. 

    불과 2년만에 카카오의 핵심 중추로 들어온 셈이다. 그룹 내 역할도 급격하게 커졌다. 작년 카카오의 대표로 선임되면서 카카오그룹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발탁됐고 7월부터는 김범수 창업자를 대신해 경영쇄신위원장 대행도 맡아왔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이번 김범수 창업자의 사의와 함께 활동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가장 중요한 해다. 무엇보다 카카오는 경쟁사에 비해 뒤쳐졌던 AI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새로운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출범,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본격화 한 바 있다. 여기에 올 초 초 파트너십을 체결한 오픈AI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AI앱 개발과 서비스도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의 출시를 비롯해 지도 서비스 등에도 AI를 탑재하고 하반기에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몸집 줄이기도 올해 더욱 고강도로 진행된다. 포털 다음의 분사가 추진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른 따른 카카오 노조 측의 반발과 다음 매각설의 불식도 정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IT업계 관계자는 “AI사업이 올해 영역을 불문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IT업계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며 “경쟁사인 네이버에서 이해진 창업주가 이사회 복귀한 반면 카카오는 창업주의 부재 속 정 대표에게 전폭적인 힘이 실리고 있어 이 차이가 어떤 결과를 빚을지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정 대표는 올해를 카카오 재도약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2025년에는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AI 기술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는 카카오의 미래 15년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