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용 감축 선제대응 효과로 실적 선방시가총액 10조원 증발, 사법리스크 발목대화형 AI 서비스 역량 집중, 반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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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전체 사업영역에서 경영 효율화를 꾀하며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구독형 AI에 역량을 집중하며 대내외로 어려운 경영 상황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 감소한 1조921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는 계열사와 사업축소 기조에 따른 ‘몸집 줄이기’ 결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수는 8월말 기준 123개로 올해 초 138개에서 15개 줄었다. 특히 콘텐츠 부문 매출은 게임 신작 부재와 웹툰 리브랜딩 등으로 지난해 보다 14% 감소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 비핵심 사업을 지속 정리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가 대표적으로, 스크린 골프와 골프 플랫폼 사업 외에 나머지 골프용품·헬스케어 플랫폼·NFT 사업 등을 철수하며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강도 높은 영업비용 효율화를 선제 실행한 효과가 영업이익 방어로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연결 영업비용은 1조7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2분기(1조8710억원) 보다도 4% 줄었다.

    인건비는 보수적인 채용 기조와 상여 규모 축소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카카오 전체 임직원 수는 1만71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명 감소했다. 매출연동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영장제작 일정 지연과 콘텐츠 부문 매출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효율화를 통해 실적은 선방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곤두박질치는 상황이다. 올해 초 25조원대였던 카카오 시가총액은 13일 기준 14조원대로 내려앉으며 시총 순위 26위로 떨어졌다. 고평가된 자회사들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고, 콘텐츠 등 경쟁력 위축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도 카카오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는 양상이다.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가 개인정보유출과 공정경쟁 위반 혐의 등으로 받은 과징금은 총 1200억여원에 달한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난 점이 그나마 위안 삼을 요소다.

    카카오는 그룹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 속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앞서 5월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하고, 6월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하며 계열사로 흩어져있던 AI 개발 역량을 한 곳에 모았다. AI 조직은 카카오 내에서 단일 조직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됐다.

    2025년 상반기 선보일 동명의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는 카나나가 AI 메이트 ‘카나’와 ‘나나’를 통해 감정과 맥락을 이해하며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익화 방안으로는 톡서랍과 이모티콘 플러스와 같은 구독형 모델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은 꾸준히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밖에서 보는 평가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주력 사업 성장세가 정체되고 규제 당국의 과징금 제재와 총수 재판까지 겹치면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