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줄줄이 실적 훈풍…해외주식 증가 따른 수수료 ↑하반기 들어 韓‧美 기준금리 인하…채권‧파생금융상품 수익 증가부동산 PF 부문 침체 해소 흐름…STO 시장 개화 따른 수혜 전망
  •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올해는 최대 7개 증권사들이 '1조 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은 나아가 밸류업 기대감과 더불어 해외주식 비중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으로 내년에도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증권주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 을 기록,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9%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어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각각 9949억 원, 9180억 원, 91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의 올해 1조 원 돌파는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447 억원, KB증권은 7355억 원, NH투자증권은 7339억 원으로 4분기 영업 호조 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한 곳도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흐름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주식 활황에 따른 수수료 급증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트레이딩 수익 증가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 증가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이 줄어든 점도 대형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이유는 정책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파생금융상품 관련 운용 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회사별로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고객 자산의 꾸준한 증가로 관련 수탁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라며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우수한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시현했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증권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부동산 PF 충당금 및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반영의 경우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리 하락세가 지속돼 내년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수익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PF는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충당금 반영을 시작해 올해 3분기까지 총 3년여에 걸쳐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및 PF 충당금을 반영하며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이 확보됐다"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금리 급등이 완화되고 PF 부실화 사업장 경·공매가 진행되며 IB 실적이 회복되는 양상"이라며 "특히 조달 비용 급증으로 유동성 경색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던 사업장 일부가 회복돼 리파이낸싱 중심으로 PF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 조달 금리 부담이 더욱 완화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큰증권발행(STO) 법재화 재개 및 시장 개화를 앞두고 증권주의 선전이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제도화 법안이 재발의된 가운데 21대에선 가이드라인 논의가 일정 부분 진행됐기에 이른 시일 내 법안이 무리 없이 통과하고 일정 준비기간을 거친 뒤 토큰증권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인프라 구축이 과제인데 아직까지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자체 토큰증권 인프라를 갖추지는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증권사들은 관련 업체들과 STO 사업 관련 협업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