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 15년 만에 2연속KB·신한·하나 대출금리 최대 0.19%포인트 하락5대 은행 예대금리차 올해 처음 1%P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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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달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은행권이 가계대출 금리를 서서히 낮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예금금리 인하의 그것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역대급으로 커지고 있다.여기에다 은행들이 연말 총량 관리를 이유로 이미 비대면 가계대출 창구를 닫은 상황이어서 이달에도 대출 절벽은 이어질 전망이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를 11월 마지막 주 기준 연 4.31~5.21%에서 4.17~5.07%로 내렸다. 같은 기간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를 3.94%~5.34%에서 3.76~5.16%, KB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3~5.43%에서 3.84~5.24%로 하향 조정했다.하나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역시 0.189%포인트 떨어진 3.962~5.462%로 조정됐고, 신한은행 주담대 상품도 4.14~5.45%에서 4.00~5.30%로 내렸다.한은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하며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인하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이다.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내렸지만 예금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더 빨라 예대 금리차가 확대되며 ‘이자장사’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04%포인트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긴 것은 올해 처음이다. 3개월 연속 상승세다.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은행의 이익수익도 커진다. 금리 인하기에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출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를 높이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에 따라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두 달 연속 1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남은 연말에도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절벽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들에 대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데 대해 당국과 정치권은 은행의 예대마진을 경고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내부 임원회의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도 “예대마진 차이가 이렇게 크게, 또 오래 이어지는 것은 가계·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특히 중소기업 연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대출이자를 낮추는 방향의 움직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은행권 등 금융권 전체에 내년에도 분기별, 월별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 대출이 늘어 목표치를 초과하며 가산금리를 높이는 등 인위적으로 대출을 조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연말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대출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하기에 발맞춰 은행들이 뒤늦게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그저 생색내기에 불과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