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M&A 시장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최대주주 매각 의지 커… 몸값 눈높이 관건KB금융·신한금융 등 금융지주 카드사 눈치 싸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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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업계 자산규모 5위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온다. 수년간 변동이 없던 카드사 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노리는 금융지주사들이 알짜 매물인 롯데카드를 눈여겨보고 있다.3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SB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첫 매각 작업이 무산된 이후 2년 만이다.◇'알짜' 롯데카드, 두 번째 매각 시도… 매각가 눈높이 낮출까연말 대부분의 금융지주 정기 인사가 예정된 것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본격적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롯데카드의 자산은 올해 9월 기준 24조4300억원으로 국내 카드사 중 5위다. 카드 결제 시장 점유율도 10.5%로 업계 5위 수준이다.M&A(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 잠재 매물 중 자산 규모나 회원수 증가세에서 알짜로 여겨지는 회사"라며 "사모펀드 대주주와 인수자간 가격 눈높이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자회사 편입 후 매각 차익을 노리는 시점은 최대 5년 남짓이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5년 전인 지난 2019년 자회사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지분율 59.83%)가 됐다. 나머지 지분은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각각 20% 보유하고 있다.◇KB국민 자회사 편입시 카드사 1위 고지 탈환 가능지난 2022년 롯데카드 첫 매각 시도에서 우리금융지주가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으나 증권업과 보험업 진출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결국 인수전에서 빠졌다. 당시 MBK파트너스가 3조원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가격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일었다.현재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몸값을 2조원대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매각 의지가 커 지난번 매각 작업 때보다 낮은 매각가에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잠재 인수 후보군은 KB국민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카드업계 4위인 국민카드를 보유한 KB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뛰어넘는 규모가 된다. 이에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점유율 방어 측면에서 M&A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이자·대손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하락세… 자산건전성은 '우수'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늘었다. 당기순익에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이익이 포함됐다. 비경상적 이익을 제외한 당기순익은 2조2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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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40.1%, 대손비용은 44.4% 급증해 수익성 하방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올해 9월 기준 1.5%로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가계 이자비용 부담이 높아지며 대출성 카드자산 연체율은 상승세다. 아울러 부동산개발금융 관련 대출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위험 요소다.나이스신용평가는 "높은 커버리지비율과 보수적 자산건전성 관리 정책을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적 손실완충능력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며 "향후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충분한 유동성 대응이 가능해 유동성위험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한편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시 태그얼롱(동반매각참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보유한 총 40%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롯데그룹에 풍부한 유동성이 투입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롯데카드와 롯데쇼핑의 사업연계, 충성 고객기반은 약화할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