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모집 실패 … 필수의료 공백사태 '빨간불'빅5 병원 모집 현황 비공개 … 많아 봐야 10명대 추정수능 점수 통보·수시 합격자 발표되는데 … 의료계 "모집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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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대란은 장기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혼란의 정국 속 전공의 복귀가 없어 의정 사태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필수의료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176개 수련병원이 지난 4∼9일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3594명을 모집했지만, 병원별 지원자는 전멸 수준이다. 

    지방 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지원한 자는 병원별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빅5 병원은 모집 현황을 비공개에 부친 상황인데 일각에서는 지원자가 많아 봐야 10명대인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재·영(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과 같은 인기과에는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필수의료의 중심인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는 사실상 전멸에 가깝다는 전언이다. 

    다수의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내년엔 복귀를 계획했던 전공의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나 비상계엄과 처단 포고령 이후 마음을 접었다"며 "필수의료의 대가 끊겼으니 의료대란 사태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의대증원 반발로 전공의가 집단 이탈하고 사직했는데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는 상황으로 대학병원급 진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진단된다. 이는 전문의 배출 통로가 막힌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전‧후기 구분 없는 일괄 모집 ▲2지망 제도 등을 꺼내 들었지만 통하지 않은 셈이다. 봉합되지 않은 의정 사태가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나는 지표다. 

    의료계는 처단 포고령을 원인으로 투쟁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부터 의대교수, 의협회장 후보들까지 "의대모집 중단을 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의대생 단체는 "현실적으로 25학번, 26학번 중 하나는 모집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수시 합격자가 나오고 있고 수능 점수도 발표된 시점으로 의대 입시 문제를 번복하긴 어려운 일정이라는 점이다. 또 특단의 대책이 나와도 사직 전공의 복귀율이 보장되진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환자들의 우려가 커진다. 정치적 엄중 상황과 별개로 당장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인데 더 큰 피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폐암을 앓고있는 한 환자는 "다 떠나서 의료 정상화부터 하고 투쟁을 하든 다시 문제를 논의하면 안 되겠는가"며 "생사의 영역에서 고통받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 국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