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어' MNC솔루션, 일반 공모 청약서 2.4대 1 흥행 참패연말 증시 하방 압력 더불어 탄핵 정국 전개…상장 연기 결정 기업 속출시총 최대 6조 LG CNS 증권신고서 제출…내년 2월 코스피 상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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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정치 상황과 대외 환경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내년 공모주 시장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의 마지막 '대어(大魚)'로 꼽히는 방산용 모션 컨트롤 부품 전문기업 MNC솔루션은 최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는 약 558억 원이 모였다.

    올해 마지막 코스피 시장 신규 상장사인 MNC솔루션은 앞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18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 이에 따라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범위(8만~9만3300원) 하단보다 19% 낮은 6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 198곳 중 158개 기관이 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전체 공모 주식 수도 기존 300만 주에서 240만 주로 20% 줄였다. 밴드 하단 기준 2400억 원(신주 비율 50%)이었던 공모 금액은 1560억 원으로, 최대 8820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5950억 원으로 각각 줄었다.

    IPO 시장 한파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공모주 시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 급격한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한 새내기주가 쏟아졌다. 올해 1분기 새내기주 상장 첫날 수익률은 119.93%에 달했다. 그러나 3분기 22.99%로 크게 둔화했고, 지난달에는 -9.5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내 IPO를 추진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앞서 5조 원 몸값의 코스피 대어로 주목받았던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해 한차례 상장을 연기했던 SGI서울보증도 연내 공모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가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오름테라퓨틱 등도 일찍이 올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외에도 지난 한 주간 ▲교육 플랫폼 운영사 데이원컴퍼니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기업 삼양엔씨켐 ▲미용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 ▲반도체 장비 기업 아이에스티 등이 상장을 철회, 내년 상장 재추진 일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까지도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PO 시장을 비롯한 내년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기 시작하면서 시장 전반이 얼어붙었다"라며 "그런 와중에 탄핵 정국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면서 IPO 시장도 분위기도 더 악화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 IPO 시장은 하반기에 더 많은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다"라며 "다만 올해는 하반기 들어 신규 상장한 대다수 종목이 상장 당일부터 하락하는 등 최악의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 LG CNS는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상장을 목표로 최근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상장 주관사 선정 후 구체적 상장 시점을 검토해 온 바 있다. 

    LG CNS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937만7190주를 공모한다. 전체 발행 주식 수(상장예정주식수‧9688만5948주)의 약 20% 수준이다. 희망공모가액은 5만3700~6만1900원이다. 

    회사는 당초 KB증권 등 상장 주관사단과 상장 후 시가총액 7조 원을 목표로 공모를 계획했지만, 최근 시장친화적 공모가 산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6조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잇단 고평가 논란과 상장 첫날 주가 하락 등으로 공모주 시장 투자심리가 완전히 위축되자 몸값에 욕심을 덜고 완주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LG CNS는 내달 수요예측을 시작해 내년 2월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이 상장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