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감축·흡수합병 지속, 상반기 대비 9개사 감소수익성 낮은 그라운드엑스 사업 축소세, 합병설 제기카카오톡 클립 분리 앞둬… “이용자 편의성 제고”
  • ▲ ⓒ클립 공지사항 캡처
    ▲ ⓒ클립 공지사항 캡처
    카카오의 슬림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다음 타깃은 성장세가 주춤한 블록체인 부문이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4년 하반기 기업집단 설명서’를 발행했다. 기업집단 설명서는 국내 계열사를 핵심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분류하고 증감 현황을 나타내는 보고서다.

    그룹 계열사는 상반기 대비 9개사가 감소한 총 120개사(카카오 포함)로 집계됐다. 주요 현황으로는 카카오브레인이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에 흡수합병됐다. 부동산 관련 카카오스페이스와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는 스테이지파이브도 지분매각 등을 통해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카카오는 AI를 비롯한 핵심 비즈니스와 관련성이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정리를 지속할 전망이다. 소속 회사 수는 기업집단 설명서를 처음 발행한 2022년 8월 대비 총 14개 감소했다.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일시적으로 계열 편입이 급증한 2023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기업집단 소속회사 수는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분류된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도 손질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저조한 수익성으로 효율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8년 설립된 그라운드엑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발행한 ‘클레이튼’ 코인과 가상자산 지갑 ‘클립’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왔다. 2022년 매출 1113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을 기록하며 블록체인 사업 수익화를 실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은 위축되는 분위기다. 2021년 그라운드엑스는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클레이튼 발행을 이관하고, 이후 운영권도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기면서 코인 사업에서 손을 뗐다. NFT는 시장 전반에 불황이 지속되며 거래량이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

    그라운드엑스는 코인 부문을 제외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2억원, 163억원으로 감소했고 관련 인력 조정도 뒤따랐다. 지난해 말 약 70여명이었던 임직원은 올해 구조조정을 거치며 10월 기준 26명까지 줄었다.

    일각에서는 그라운드엑스가 타 계열사와 합병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과 조직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 가능했던 클립 서비스는 16일부로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지원한다고 공지하면서 사업 축소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그라운드엑스는 카카오톡 내에서 기술적으로 제공할 수 없던 기능을 도입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효율성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일부 인력 축소가 이뤄졌다”며 “올해 카카오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으며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고 클립을 카카오톡에서 분리한 것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