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510선 회복했던 코스피 상승분 반납 중'尹탄핵안 가결' 불확실성 해소에도 지수 선반영트럼프 관세·기업 실적 악화 전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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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정국의 혼돈으로 그간 요동쳤던 국내 증시도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져올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코스피 기업의 이익 전망도 하향 추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경제 요인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09% 상승한 2496.07에 거래되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0.85%까지 상승하며 2515선을 넘겼지만 외국인의 순매도에 상승 폭을 대부분을 반납했다.코스피에서 개인과 기관은 2002억원, 54억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2318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 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증시는 불확실성을 덜어내며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지난 14일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시킨 바 있다.탄핵안 가결에도 이날 반등이 제한적인 건 탄핵 표결을 앞두고 지수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코스피는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 10일부터 4거래일 동안 상승, 한 주 만에 5.6% 올랐다.계엄령 선포 이전 거래일부터 반등 시작일을 기준으로 정리해보면 코스피는 낙폭 대부분을 이미 만회했다.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가결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연말 산타랠리 같은 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제 시장이 주목하는 건 우리나라를 둘러싼 거시경제 상황이다.글로벌 증시 대비 하반기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탈동조화)가 지속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져올 대외 정책 불확실성과 내수 및 수출 둔화로 하향 추세인 기업의 이익 전망 탓이다.중국 수출과 반도체 특수 등이 경기를 떠받치며 코스피 밸류에이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수출 증가율이 계속해서 확대됐던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와도 명확히 다르다는 지적이다.올해는 지난 1월 수출 증가율이 고점을 찍었다가 지난 8월(10.9%)부터 꺾여 11월(1.4%)까지 4개월 연속 둔화하는 추세다.하장권 LS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과거 사례와 가장 다른 점은 증시 펀더멘탈이 부진하다는 것"이라면서 "과거 탄핵 정국은 코스피 기업의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출도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흐름이어서 증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인 저점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2600선까지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탄핵 국면으로 인한 코스피의 조정으로 MSCI 달러 환산 코리아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한 상황으로, 추가적인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PBR이 0.85배를 밑돈 이후 1~3개월 동안 국내 증시는 높은 확률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아울러 탄핵 소추안 가결 전에도 외국인 투자가가 코스피 선물을 순매수하고 기관 투자가들의 순매수 행렬도 이어졌던 만큼 국내 증시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