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SK·롯데렌터카 연달아 인수공격적 행보에 향후 움직임 관심 집중'볼트온' 전략, 시장 지배력 확대 유력투자비용 회수 위해 가격 인상 가능성
  • ▲ 어피니티는 이달 초 1조6000억원에 롯데렌탈 지분 56.2%를 인수했다. ⓒ롯데렌탈
    ▲ 어피니티는 이달 초 1조6000억원에 롯데렌탈 지분 56.2%를 인수했다. ⓒ롯데렌탈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티니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렌터카 업계 1·2위인 SK렌터카와 롯데렌터카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피니티의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올해 들어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올해 8월에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달 6일에는 롯데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을 담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어피니티는 업계 1위와 2위인 롯데렌터카(20.8%), SK렌터카(15.7%)를 모두 품에 안으며, 합산 점유율 36.5%로 렌터카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민병철 어피니티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은 성장성과 확정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어피니티는 기존 렌터카 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차량 운행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고객에게 빌려준 자동차를 수리하는 애프터 서비스(AS) 등 사업 영역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우선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어피니티가 롯데렌터카, SK렌터카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에서 볼트온 전략으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어피니티는 올해 8월 8200억원에 SK렌터카를 인수했다.  ⓒSK렌터카
    ▲ 어피니티는 올해 8월 8200억원에 SK렌터카를 인수했다. ⓒSK렌터카
    어피니티는 이번 롯데와의 계약을 통해 향후 3년간 롯데렌터카를 SK렌터카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며, 해당 기간 동안에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다. 

    다만 어피니티가 3년 유예 기간이 끝나면 롯데렌탈 지분을 공개매수 해서 상장폐지 한 후 양사를 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어피니티가 압도적인 렌터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 과정에서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베팅한 것도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롯데렌탈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지분 100%의 가치를 2조8000억원으로 보고 56.2% 지분을 1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국내 렌터카 시장을 보면 일부 상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규모가 작은 영세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어피니티가 1위와 2위 업체를 인수한 후에는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서비스 가격 인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어피니티 측은 “현재로서는 상장폐지 등의 계획이 없으며, 양사 인수를 계기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