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A, 유일로보틱스 최대 주주 변경 콜옵션 체결유일로보틱스, AI 휴머노이드 시장 진출 선언삼성전자 출신 노경식 박사 연구소장으로 영입SK그룹, 전 계열사 AI 밸류체인 중심 사업재편최태원 회장, CEO 2025서 젠슨 황 협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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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이어 SK까지 로봇기업에 대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4대 그룹이 모두 로봇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SK 경우 올해 초 최태원 회장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양사의 AI 동맹이 더욱 확대될지 주목된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전날 유일로보틱스와 최대 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매도청구권(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은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계약에 따라 SKBA는 앞으로 5년 안에 유일로보틱스 지분 23%를 주당 2만8000원에 살 수 있게 됐다. SKBA는 지난해 5월 367억원을 투자해 지분 13.4%를 취득, 현재 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지분 33% 보유)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을 36.4%까지 늘릴 수 있어 단번에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시장에서는 SK그룹이 유일로보틱스를 인수해 휴머노이드와 같은 ‘피지컬(physical) AI’ 사업에 본격 뛰어들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자율 주행차처럼 물리적 형태를 가진 AI 기술을 말한다. 단순 동작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탑재된 생성형 AI를 통해 상황을 인식, 판단을 내리는 휴머노이드가 대표적이다.SKBA가 계약을 맺은 유일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시스템 등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SK온과 배터리 생산공정 자동화를 위한 협력에 나서며 SK와 연을 맺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출신의 노경식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고 AI 휴머노이드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여기에 SK그룹도 기존의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현재 SK하이닉스가 AI 핵심칩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고 있으며, SKT는 AI 비서 ‘에스터’를 선보인 바 있다. SK엔무브는 AI 데이터센터 서버의 열 문제를 해결하는 액침냉각기술을 보유 중이다. 유일로보틱스 인수로 SK그룹이 로봇사업 진출을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올해 초 CES2025에서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회동을 갖고 로봇 분야에서도 협업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노하우가 많아서 젠슨 황이 코스모스 플랫폼을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코스모스 플랫폼은 젠슨 황이 CEO가 CES2025 기조연설에서 선보인 플랫폼으로,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현실 세계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즉, SK하이닉스의 HBM으로 AI 동맹을 잇고 있는 SK와 엔비디아가 로봇 관련해서도 협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AI 칩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협력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SK온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사업 등을 강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한편, 국내에서는 SK를 마지막으로 현재 4대 그룹이 모두 로봇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협동로봇 제조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이보다 앞선 2017년부터 LG전자는 로보스타,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등에 투자·인수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대차도 2020년 말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 밖에 한화와 두산 등도 한화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로봇사업을 확장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와 높은 임금 등에 따라 휴머노이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