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체 매출액 84%가 광학솔루션 사업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 매출 80~90% 애플向 기판소재·전장 매출 비중은 여전히 미미안정적 수익성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절실문혁수 대표 "4분기부터 가시화 … 내년부터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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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차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LG이노텍의 매출 쏠림 현상이 몇 년 새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들이 저렴한 가격 등을 앞세워 애플 공급망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전장 부진 등 시장 환경 악화에 따라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데까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 연간 매출액은 1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매출액의 84% 수준이다. 광학솔루션 사업은 LG이노텍의 주력 사업으로,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되는 카메라 모듈과 3D센싱 모듈을 생산한다. 

    최근 몇 년간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6조7788억원이었던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액은 2021년 11조5178억원, 2022년 15조9722억원, 2023년 17조2948억원으로 늘었다. 5년간 162.6%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도 증가세를 띄어왔다. 2020년 71%였던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은 2021년 77.1%에서 2022년 81.5%, 2023년 83.9%, 지난해 84%로 꾸준히 올랐다.  

    영업이익 내 광학솔루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같은기간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광학솔루션 사업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5.7%에서 2021년 75.3%, 2022년 69%, 2023년 79.8%, 지난해 84.5%로 치솟았다. 

    반면 회사가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육성 중인 기판 소재와 전장부품(자동차 부품) 사업이 전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 감소했다. 

    2020년 전체 매출액 내 13%에 달했던 기판소재 매출액 비중은 2021년 10.5%, 2022년 8.6%, 2023년 6.4%, 지난해 6.8%로 5년 새 반토막 났다. 같은기간 전체 매출 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2.4%에서 9.3%, 9.8%, 9.6%, 9.2%로 하락세다. 

    LG이노텍은 지난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쏠림을 완화하고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과 전장부품을 지난 2021년부터 적극 육성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낮은 평택 모터 공장은 폐쇄하는 등 수요와 부가가치 중심으로 생산지와 제품 라인업도 재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애플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80~90%가 애플향 매출인 점을 감안하면, LG이노텍 매출의 3분의 2 이상이 애플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의 핵심 공급사로, 매년 애플의 신제품 출시 주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좌우돼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안정적 수익성 마련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아이폰이 AI폰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에 밀리고 있는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점, 애플 공급망에 중국 기업들이 속속 진입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진 점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최근 전기차 일시적 수요정체(캐즘)으로 전장시황이 녹록지 않고 현금 흐름이 위축된 상황인만큼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약 717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며 기업잉여현금흐름은 –530억원을 기록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와 자율주행차 쪽 고객사들과 여러 개발 과제를 동시에 진행 중이고 그 중 일부는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되고 있다. 본격적인 양산 확대는 내년, 내후년부터 점진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4분기부터는 반도체와 전장 쪽 비중이 숫자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 같고, 내년부터는 회사가 전체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