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 인상·제품별 3~11% 올라… 원자재 상승 등 가격 조정샤넬·에르메스 새해 가격 인상 단행… 반클리프 앤 아펠·롤렉스도 동참환율 1500대 육박에… "수입 의존 명품, 가격 인상 폭 커질 전망"
  • ▲ 다미아니 제품 ⓒ다미아니 공식 홈페이지
    ▲ 다미아니 제품 ⓒ다미아니 공식 홈페이지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새해 들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환율이 이러한 가격 인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는 오는 2월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9% 인상할 예정이다. 제품별 인상률은 3~11%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7월 전 제품을 약 10% 인상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미아니는 3대째 이어져 온 가족 기업으로 2007년 이탈리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피트가 디자인한 반지로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예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컬렉션으로는 십자가 모양의 벨에포크 컬렉션, 마르게리따 컬렉션, 미모사 컬렉션 등이 있다.

    다미아니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비용 증가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 명품 브랜드들 역시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샤넬은 지난 9일 핸들 장식이 포함된 플랩백 가격을 인상했다. 카프스킨 소재 미니 플랩백은 824만원에서 853만원으로, 라지 사이즈는 983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인상됐다.

    에르메스는 지난 3일부터 가방, 의류, 장신구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버킨백(토고 가죽, 30사이즈)은 1831만원에서 2011만원으로 약 9.8% 올랐다. 구찌 역시 이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해 마틀라세 수퍼 미니백의 가격을 189만원에서 222만원으로 조정했다.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반클리프 앤 아펠은 지난 3일 하이 주얼리를 제외한 전 품목의 가격을 4% 인상했다. 함브라 목걸이(오닉스)는 414만원에서 430만원으로 올랐다. 롤렉스는 지난 1일 5~17%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서브마리너 오이스터스틸은 1306만원에서 1373만원으로 인상했다. 태그호이어는 6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올랐다.

    업계는 일부 브랜드의 가격 조정을 시작으로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지만 잦은 가격 조정이 오히려 명품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명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육박하면서 가격 인상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며 "최근 환율 급등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가격 오름폭이 클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