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월중 손질 예고…유주택자 무순위청약 막힐듯분양시장 타격 불가피…서울도 n차 무순위단지 속출신림스카이 17차 모집…"과열 우려 단지만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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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견본주택 내부. ⓒ뉴데일리DB
내달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 제도 개편을 앞두고 분양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정부 예고대로 무순위청약 대상을 무주택자와 해당지역 거주자로 한정할 경우 건설사들의 '미분양 털어내기'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 분양시장까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만큼 과열 우려 단지만 청약대상을 제한하는 등 선별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3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내달 무순위청약 개편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주택자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유주택자의 무순위청약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또한 무주택자중에서도 해당지역 거주자에게만 무순위청약 자격을 주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무순위청약이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거나, 모집 가구수대비 청약자수가 미달됐거나, 부정청약 등으로 계약이 해지돼 남은 물량을 실수요자에게 다시 공급하는 절차다.청약통장 및 주택보유 여부, 거주지 상관없이 만 19세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청약을 넣을 수 있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게 특징이다.지난해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청약 1가구 모집에 294만명이 신청, 청약홈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 시장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청약요건을 강화하는 제도 개편에 돌입했다. 2023년 2월 무순위청약 거주지역 및 무주택 요건을 완화한지 2년만이다.분양시장에선 제도개편 풍선효과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시장엔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며 "무순위청약 자격요건을 강화할 경우 당연히 미분양 해소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무순위청약에 수만, 수십만명이 몰리는 사례는 일부단지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무순위 몇차 이상은 규제를 풀어주는 등 유연한 제도 개편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2년 전 정부가 무순위청약 규제를 풀었던 것은 당시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방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미분양도 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청약요건을 다시 강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개편 취지는 맞지만 시기가 조금 아쉽다"고 부연했다. -
- ▲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관람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지방에서 촉발된 미분양 리스크는 이미 수도권을 넘어 서울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지난 20일 잔여물량 4가구에 대한 17차 무순위청약을 모집했다. 2021년 8월 1·2순위청약 후 3년반이 지난 현재까지 미분양을 모두 털어내지 못했다.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는 18차례에 걸친 무순위청약 끝에 겨우 잔여물량을 털어냈다.브랜드단지도 완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강북구 삼성동2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오는 3일 잔여물량 45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에 나선다. 해당단지는 지난달 260가구를 모집한 1·2순위청약에 6942명이 몰리며 26.7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7일 잔여물량 15가구에 대한 8차 무순위청약을 실시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무순위청약 규제를 전체 단지에 일괄적용할 경우 건설·분양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입지나 가격측면에서 과열이 우려되는 곳은 자격요건을 강화하되 그외 단지는 기존대로 무주택자나 타지역 거주자도 청약을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무주택자에게만 무순위 자격을 주는 청약개편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순위청약 대상을 좁히면 청약경쟁률 자체는 낮아지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불안정한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