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각 '0건' … 올해도 성사 '불투명'롯데손보, 높은 '몸값' … 상시 매각 진행 중업계 "올해도 상황 비슷, M&A 성사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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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각이 올해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업황 악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당국 규제 등으로 원매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선 올해도 보험사 M&A 거래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생·손보 막론하고 매물 적체 … '빨간불' 켜진 보험 M&A올해도 보험사 매각이 지연되면서 M&A 시장에 매물이 몰려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MG손보, 롯데손보 등 여러 보험사들이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경영실태 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금융위의 승인을 받지 못한다.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우리금융 정기검사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추가 적발했다. 업계는 이로 인해 우리금융의 경영평가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당시 이복현 금감원장은 "경영실태평가를 2월 중 금융위원회에 송부하고 3월 중 최종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며 강조했다.KDB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동안 6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산업은행은 지금까지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재무건전성이 여전히 낮은 상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손보사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31일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이달 5일 돌연 철회했다. 롯데손보 측은 "금리 상황,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롯데손보는 지난해 연말 정기검사에 이어 이달 5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금감원의 수시검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검사를 통해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MG손보는 지난해 12월 다섯 차례 매각이 무산된 끝에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로 실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실사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청산이나 파산 절차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느끼는 매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게다가 보험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매각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핵심은 '몸값' … 업황 악화·수익성 저하에 매력도 '뚝뚝'보험사 매각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매각가 때문이다.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예비 입찰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참여해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JKL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가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협상이 결렬됐다.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가 요구한 매각가는 최대 2조~3조원 수준으로, 시장에서 적정하다고 평가한 1조원 중반대와 큰 차이가 있었다. 이후 롯데손보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해 새로운 원매자를 찾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MG손보도 비슷한 상황이다.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롯데손보보다 낮지만 인수 후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G손보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금은 -18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인수 부담이 더 크다.여기에 업황 악화도 매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보험업계는 장기적인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산업이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인수 기업 입장에서도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또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도 보험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부채 규모가 커지고 자본이 감소해 재무 건전성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 매력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에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M&A 시장에 나온 보험사들이 대부분 건전성이 낮기 때문에 업계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확충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상품들을 많이 개발하고 판매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