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임종훈 대표 자진사임 … 형 임종윤 이사도 앞서 사임어머니 송영숙 회장,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소·고발도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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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자진사임한 가운데 신임 대표로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선임됐다. 이로써 1년여간 지속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모녀 측인 4자 연합이 승리하며 종식됐다.한미사이언스는 13일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앞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자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라데팡스 파트너스) 측 인사 5명,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 5명으로 동률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형제 측 인사인 사봉관 사외이사와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가 사임하며 4자 연합이 우위에 섰다.이어 12일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가 사임했으며 13일엔 차남 임종훈 대표까지 사임하며 모녀가 속한 4자 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다.새로 선임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그룹 조직을 재정비해 안정시키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한미약품그룹 측은 "더 발전된 한미사이언스 거버넌스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주총 이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임종훈 전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써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0년 임성기 전 회장이 별세한 후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위해 지난해 1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 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며 발생했다. 형제 측은 통합에 반대하며 모녀 측과 대립했다. 이후 모녀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와 4자 연합을 결성하며 다툼을 이어왔다.이 과정에서 모녀 측과 형제 측은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고발의 시작은 형제 측 인사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하면서다.이후 몇차례의 고발이 더 이어지자 모녀 측도 맞불을 놨다. 한미약품이 서울특별시경찰청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그러다 지난해 12월 형제 측 임종윤 이사가 4자 연합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매각하면서 화해무드에 들어갔다. 임종윤 이사의 지분 매각에 따라 4자 연합이 확보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약 54.42%로, 형제 측 지분 21.86%을 크게 앞서게 됐다. 형제 연합이 해체되고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식단계에 들어가면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자리도 위태로워졌다.결국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 개최 전 대표이사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대표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로써 4자 연합이 지분 확보와 더불어 이사회까지 장악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다.한편 송영숙 회장은 작년 3월 형제 측이 경영권을 잡은 후 그 해 5월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바 있다. 사내이사직만 유지해오다 다시 대표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