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5만8000원선 회복…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만인텔, 브로드컴·TSMC 분할 인수 가능성에 16%대↑美 관세 정책·반도체 특별법 무산 등에 경계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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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과 K칩스법 통과 소식으로 ‘6만전자’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 같은 온기가 반도체주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과 반도체 특별법 처리 무산 등은 걸림돌로 꼽힌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9시 50분 기준 전장(5만6900원)보다 2.28% 오른 5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개장 직후 1.05% 오른 5만7500원으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80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4일(5만8700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897만주, 5198억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한미반도체의 경우 11.08% 폭등하고 있으며 ▲피에스케이홀딩스(7.82%) ▲주성엔지니어링(6.82%) ▲HPSP(4.11%) ▲SK하이닉스(3.81%) ▲테크윙(3.71%) ▲원익IPS(3.65%) ▲이오테크닉스(3.43%) 등 국내 주요 반도체주 전반이 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일에도 전 거래일(5만6000원) 대비 1.61% 상승한 5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개인은 188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46억원, 5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 5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연기금의 순매수 1위 종목도 삼성전자(3374억원)로 나타났으며 2위인 현대건설(565억원)보다 약 6배나 많이 사들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K칩스법’의 국회 통과, 간밤 뉴욕증시에서의 반도체주 강세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보통주 5014만4628주, 종류주(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의 주식을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며 소각 예정 금액은 3조486억9699만9300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만5783만원)와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원) 등을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취득 예상 기간은 19일부터 오는 5월 16일까지다.

    또한 이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법리스크 등으로 올해 3월 등기이사 복귀가 불발됐지만,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에 합류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현재 서울대학교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같은 날 전체회의를 열고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에서 각각 20%와 30%로 높아진다.

    반도체 시설의 투자 세액 공제 대상에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를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기흥 캠퍼스에 20조원을 들여 차세대 R&D단지 NRD-K 등을 짓고 있는데, 현행 세액공제율이 1%에 불과해 세액공제 금액은 2000억원에 그친다. 세액공제율이 20%로 높아지면 4조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점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과 TSMC가 인텔 일부를 분할 인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인텔은 16.06% 폭등했고 ▲마이크론(7.31%) ▲AMD(1.04%) ▲퀄컴(0.82%) ▲엔비디아(0.40%) 등이 동반 상승했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68% 올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불어오는 온기가 국내 반도체주로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 시총 1위인 데다 반도체 대장주인 만큼 주가 흐름이 섹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삼성전자가 강세 흐름을 보인 지난 4일부터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이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11.10% 상승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 종목이 약진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28.12% 상승해 수익률 상위 7위에 이름을 올렸고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와 신한자산운용 ‘SOL 반도체후공정’도 각각 19.50%, 13.44% 올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과 반도체 특별법 처리 무산 등으로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수입하는 서버, 스마트폰, PC와 같은 완제품은 관세가 바로 부과될 수 있으며 현재 무관세인 반도체도 관세가 크게 부과될 수 있다”며 “현재 TSMC와 삼성은 미국에서 웨이퍼(Wafer)를 만들어 해외에 있는 패키징테스트(OSAT) 업체로 보내고 패키징된 반도체 제품은 아시아에 있는 완제품 업체로 공급되며 최종 완제품이 미국으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는데, 순수 반도체만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크게 부과할 경우 관련 반도체뿐만 아니라 OSAT 업체들도 미국에 제조 라인을 갖춰야 한다”며 “완제품도 미국에서 조립·생산할 때 관세 이슈는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