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작년 3분기엔 "자본성 증권 검토 없다"고 했지만작년 말 킥스 비율 180%까지 하락하자 … "적극 검토할 것"국내 보험사들, 후순위채 찍어내며 킥스 방어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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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재무건전성에선 대부분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업계 1위를 달리는 삼성생명도 자본성 증권 발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해 자본 확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1위 삼성생명도 킥스 방어엔 사활 … 결국 자금 조달 검토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개최한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 2조1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주당 배당금도 4500원으로 결정하며 역대 최고 배당을 예고했다.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삼성생명의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은 지난해 말 180%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엔 219%였고, 지난해 3분기 말엔 193.5%를 유지했지만 13.5%p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킥스 비율은 고객에게 돌려줄 보험금 지금 여력을 말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2023년 도입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는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금리 하락 시에는 부채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는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을 악화시켜 킥스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삼성생명 측은 킥스 하락세에 대해 "금리하락과 제도 강화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이에 삼성생명은 "자본성증권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자본성증권 발행과 공동재보험 가입을 통해 발생할 각각의 비용을 비교하는 등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는 "자본성 증권 발행도 없고,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보험업계는 건전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제도 변경, 금리하락과 더불어 당국의 해지율 가이드라인도 주목하고 있다.금융당국은 무·저해지보험에 대해 낙관적 해지율 가정을 제한했는데,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경우 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약 20%p 하락한다는 추산이 나왔다.◇후순위채 찍어내는 보험사들 … "장기적으로는 부담 커질 수도"삼성생명뿐만 아니라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에 있어 자본건전성 제고는 올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보험사들은 후순위채를 찍어내며 건전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해 3823억원을 달성했지만, 킥스 비율은 1년 사이 9.3%p 하락한 174%(경과조치 전 기준)를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 보험사 중 올해 처음으로 자본성 증권을 찍었다.DB손해보험도 4000억원, 동양생명은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DB생명보험과 메리츠화재 역시 각각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킥스 비율(247.6%)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선제적으로 자본성증권을 확보해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하지만 후순위채를 찍어내도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관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때 킥스 비율은 생보사의 경우 25%포인트, 손보사는 30%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또 후순위채 발행은 단기적 자본 확충 효과는 나타나지만, 높은 금리로 이자 지급 부담이 증가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하락과 해지율 가정 변경 등 규제 강화로 킥스 압박이 커졌고 자본 확충이 각사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건전성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