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1조7722억 vs 메리츠 1조7105억… 순이익 격차 617억킥스 비율 … 메리츠 247.6%, DB손보 201.5%4월부터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조정… 순위 변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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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보업계 2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추격하는 흐름이었지만, 연말 실적 변동으로 두 회사의 격차는 더욱 좁혀졌다.

    양사 모두 ‘2조 클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4월부터 시행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3년 메리츠 승(承) VS 2024년 DB손보 승(承)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7722억원, 1조7105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보는 전년 대비 15.3%, 메리츠화재는 9.2% 증가하며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불과 1년전만 해도 메리츠화재가 앞서 있었다. 2023년 메리츠화재의 누적 순이익은 1조5670억원으로 DB손보(1조5367억원)를 소폭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개별 재무제표 기준)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가 1조4928억원을 기록하며 DB손보(1조5780억원)에 852억원 차이로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연간 실적으로 보면 양사의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다. 지난해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차이는 617억원으로 2023년(852억원)보다 235억원 줄었다.

    보험손익 부문에서는 DB손보가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DB손보의 보험손익은 1조6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조5336억원을 기록하며 2% 성장했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1조4767억원)과 일반보험(679억원)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일반보험 부문은 전년 대비 453% 급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다만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10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DB손보의 장기보험 손익은 1조3456억원으로 메리츠화재(1조4767억원)보다 낮았다. 자동차보험 부문은 1709억원으로 46.8% 하락했고 일반보험 부문 역시 1025억원으로 183.8% 감소했다.

    투자손익에서도 양사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DB손보는 지난해 투자손익 74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9.3% 급증했다. 누적 투자수익률은 3.25%를 나타냈다. 메리츠화재 역시 전년 대비 25% 증가한 761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의 CSM은 12조2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9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11조1879억원으로 무려 7200억원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조정 효과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에서도 메리츠화재가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의 킥스 비율은 201.5%로 전분기 대비 27.3%p 하락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247.6%로 전분기 대비 8.4%p 감소하는 데 그쳤다.

    ◇변수는 ‘무·저해지보험’ … DB손보, 타격 더 클까?

    올해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경쟁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조정안을 발표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 보험료가 최대 15%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저해지보험은 일반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다는 특징이 있다. 

    무·저해지보험은 일반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다는 특징이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해 실적을 부풀려왔다고 판단해 해지율을 0%에 가깝게 조정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수익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무·저해지보험 판매 비중이 높으며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해온 보험사들이 이번 조정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내 무·저해지보험 판매 비중은 △삼성화재 63% △DB손보 39% △메리츠화재 34% △KB손보 28% △현대해상 2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DB손보는 상대적으로 해지율을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설정한 반면, 메리츠화재는 보수적인 해지율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라 해지율 조정이 DB손보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기와 더불어 4월부터 적용되는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으로 보험사의 킥스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지율을 높게 설정한 보험사에게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