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한-미 자본 시장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기업 혁신성·수익성 때문 … 주주환원·국장 침체 등증시 밸류업 하려면 세제혜택·배당소득세 인하 해야
  • ▲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의
    ▲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의
    국내 투자자들의 과반 이상이 미국 증시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혁신성과 수익성을 비롯해 주주 환원,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 등의 배경이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소플’(sople.me)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자본 시장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미국 주식 보관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기는 등 미국 자본 시장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5%는 한-미 자본 시장 중 미국을 선호하는 반면 국내 자본 시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국민들이 응답한 미국 투자의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이 27.2%로 가장 많았고, ‘활발한 주주 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14.8%), ‘투자자 친화적 세제·정책지원’(3.8%)이 뒤를 이었다.

    우리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 현상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미국 자본 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79.0%, ‘현상 유지’는 15.3%, ‘축소 의향’은 5.7%가 응답한 반면 국내 자본시장 투자는 ‘확대 의향’ 54.3%, ‘현상 유지’ 26.6%, ‘축소 의향’ 19.1%로 나타났다.

    또 올해 미국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보다 더 많았다. 응답자는 미국 주가 전망에 대해 ‘상승’(79.3%),  ‘현상유지’(14.0%), ‘하락’(6.7%)으로 응답한 반면 국내 증시는 ‘상승’(55.2%), ‘현상 유지’(22.6%), ‘하락’(22.2%) 등으로 답했다.

    국내 자본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34.6%가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를 첫 손에 꼽았다. 아울러‘규제 중심 기업․금융 정책’(23.6%), ‘단기적 투자 문화’(17.5%), ‘지배 구조와 주주 환원 미흡’(15.4%), ‘금융 투자에 대한 세제 등 지원 부족’(6.8%) 등도 언급했다. 

    특히 국내 자본 시장 밸류업을 위한 우선 과제로는 ‘장기 보유 주식 등에 대한 세제 혜택 도입’(26.0%), ‘배당 소득세 인하’(21.8%) 등 금융투자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 환원 확대’(17.4%), ‘지배구조 개선’(14.3%), ‘혁신성 향상’(13.7%), ‘기업 성장 지원 정책’(6.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장기 투자 세제 혜택과 관련, 미국의 경우 주식 보유 기간에 따라 1년 초과 보유 시 양도소득세가 인하되지만, 우리나라는 보유 기간에 따른 세제 혜택이 전혀 없다. 

    또 배당 소득세의 경우 우리나라는 배당 소득과 이자 소득을 합쳐 2000만원을 초과하면 근로 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세율 49.5%로 누진 과세하는 반면 미국은 국세 기준 0~20%로 분리 과세하고 있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자본 시장 발전 방안 중에서는 ▲ ISA 납입·비과세 한도 확대(31.0%) ▲ 밸류업 우수 기업 세제인센티브 도입(28.9%) ▲ 상장 기준 강화·좀비기업 퇴출 활성화(20.3%) ▲ 퇴직 연금 수익률 제고(19.8%) 등이 꼽힌다. 이 중 ISA 혜택 확대와 밸류업 인센티브는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새로운 규제의 도입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 성장을 촉진하고, 그러한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야 된다”며 “국회는 지배 구조 규제를 위한 상법 개정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핀셋 개선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