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앞두고 기대감…"30·40세대로 세대교체 중"압구정 재건축 6개 권역 중 유일하게 서울시 심의 통과전용 182㎡ 96억원에 거래…직전 최고가 대비 21억원↑
  •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신현대아파트 정문=나광국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신현대아파트 정문=나광국 기자
    "현재 압구정 아파트 단지마다 매물 실종 상태며 앞으로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특히 재건축을 기다릴 수 있는 30~40대 투자자들이 실거주도 고려하며 사들이고 있는 것이 최근 특징이죠. 아쉽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됐지만 당초 예측됐던 부분이라 토허제 발표 이후에도 호가가 내리지는 않았죠."(압구정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매매가가 토허제 유지에도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지역은 압구정 재건축단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한강조망, 상징성 등이 맞물리면서 추가적인 가격상승 가능성도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일대는 재건축 기대감이 엿보였다. 단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건축 관련 이야기를 했고 이런 분위기는 공인중개사무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방문한 몇몇 공인중개사무소에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대부분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 이전에 투자를 하거나 거주지를 옮기기 위한 문의전화였다. 

    대부분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압구정2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매수문의는 계속 들어오고 심지어 대기 손님까지 있지만 매물이 잠겼다"고 입을 모았다.
  • ▲ 신현대아파트 전경=나광국 기자
    ▲ 신현대아파트 전경=나광국 기자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매도자는 압구정 현대를 장기 보유한 50대 이상 분들 중장년층이며 매수자들의 연령은 30~40대 성공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많고 최근에는 IT 스타트업 대표나 코인 투자자, 유튜버들까지 다양하다"면서 "기존에 30평형대 거주하던 가구가 자녀가 크면서 40~50평대 넓은 평수로 이사하거나 한강뷰 단지로 옮기는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시공사 선정을 몇 개월 앞두고 있지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재격돌이 유력한 상황이 되면서 기대감이 커지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더 높이고 있다"며 "기존에 40~50억원대 거래 중에는 계약금을 배액배상까지하며 거래를 깨는 사례도 있고 단지 매물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 가계약금으로 매매가격의 10%를 보내는 매수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선 압구정 재건축 지역이 평당 2억원을 넘어 3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표적인 부촌인 압구정동에서 현대아파트 단지가 갖는 부의 상징성은 시장에서 매우 크다"며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는 '청담르엘'과 '아크로삼성' 48~53평형 매물이 110억~120억원에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구정2구역은 가장 재건축사업 속도가 빠르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에도 경쟁이 붙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평당 2~3억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 신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나광국 기자
    ▲ 신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나광국 기자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압구정 2구역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월 중순 압구정 현대 아파트의 명칭을 상표로 출원하며 재건축 사업에 대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해당 상표('압구정 현대'·'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현대건설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선보일 대단지 아파트를 의미한다. 삼성물산 역시 이 상징적인 프로젝트에 래미안을 기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양사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예상된다.

    현재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은 △1구역(미성 아파트 1~2차) △2구역(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10·13·14차, 대림빌라트) △4구역(현대 8차, 한양 3·4·6차) △5구역(한양 1·2차) △6구역(한양 5·7·8차)을 포함한 6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비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곳은 압구정2구역이 유일하다. 압구정 6개 구역 중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단지로 꼽힌다.

    재건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압구정2구역 일대 매매가도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강남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113동 전용 182㎡은 96억원에 거래 약정을 체결했다. 직전 최고가 75억원 대비 무려 28%(21억원) 뛴 금액이다. 해당 동은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또 신현대 전용 170㎡가 85억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거래된 같은 평형의 기존 최고가 70억5000만원 대비 14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최근 전용면적 182㎡에서 발생한 96억원 거래는 입주시까지 들어가는 분담금, 재건축 환수금 등을 고려하면 3.3㎡당 2억원 수준의 거래라고 봐야 한다"며 "한강 조망, 인프라, 상징성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로서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어 정비사업이 본격화될수록 지금보다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