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우리금융 경평 3등급,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미흡”“홈플러스 대주주 MBK 검사 착수… 불완전판매 점검 시기 조절”“삼성 이니셔티브 적극 지지 … 삼성SDI 유증 심사 신속 처리"
-
- ▲ 이복현 금감원장ⓒ뉴데일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금융위원회 금융위원들의 확신만 있다면 예외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승인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우리금융의 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인 가운데 이달 중 금융위에 심사 의견을 낼 계획이다.기습적인 기업회생신청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논란을 일으킨 홈플러스에 대해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필요성을 인정하며 경제 부처만의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이복현 “우리금융 자회사 승인 의견 검토 중 … 3월 중 금융위에 보고”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진행한 ‘금감원장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예외 승인 가능 여부와 조건을 다각적으로 보고 있다"며 "예외 승인 여부와 관련해 자본금 증액, 부실 자산 정리 등 기준을 좀 더 정리하고, 우리금융 측에서 제출한 개선 내용이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지까지 점검해서 (금융위에) 의견을 드리겠다"고 밝혔다.금감원은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며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해 전날 금융위에 통보했다.지난 15일부터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 중으로 현재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을 받아 심사 중이다.이 원장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요건에 대해 “자회사 편입 요건은 원칙에 따른 심사 결과가 있고 예외에 따른 내용도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현행 금감원 감독규정상 경영실태평가 3등급인 금융지주는 자회사 편입을 할 수 없으나, 해당 금융지주가 자기자본 확충 등 일부 조건을 맞출 경우 금융위에서 예외 승인을 내릴 수 있다.이 원장은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금융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할 예정으로 금융위 결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보좌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과 보험산업 시장의 발전도 고려하겠다"고 했다.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방안이 자회사 승인 심사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하고 지금 보여진 부정적인 실패를 바꿀 수 있다고 금융위 금융위원들이 확신을 한다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금감원 “MBK 검사 착수 … TF 꾸려 부정거래 등 검사”이 원장은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 김병주 회장의 국회 불출석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늘 MBK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국회 정무위원회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전날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사태 현안질의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자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었다.정무위는 현안질의를 통해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채권판매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 의결 절차를 밟기 전 기업회생 신청을 위한 실무 논의가 있었고 이 기간 채권판매가 이뤄진 것이란 판단이다.이에 금감원은 지난 13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의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아울러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지휘 아래 금융투자검사국, 조사국, 금융시장안정국 등 관련 부서를 주축으로 MBK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상반기 내 중점 업무로 진행할 예정이다.검사 범위는 △MBK의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 결정 시점 △전자단기사채 발행 판매 과정에서의 부정거래 의혹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LP의 이익침해 여부 등이 포함됐다.이 원장은 “회생절차 진행 경과 및 민원 동향 등을 감안해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점검 시기와 강도도 조절할 예정”이라고 했다.다만 이번 사안은 MBK라는 일부 PE의 비위로 판단된다며 사모펀드 시장 전반이 매도되는 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신용등급 하락을 알고 기업회생절차를 사전에 계획한 상태에서 기업어음(CP)과 전단채 등을 발행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다.◇“삼성SDI 유상증자 신속히 심사” … 한경협에 상법개정안 공개 토론 제안이 원장은 삼성SDI 유상증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증권신고서 심사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했다.이 원장은 "유상증자에 대한 시선이 좋지는 않지만 증권신고서에 정보가 충분히 기재되었는지만 확인되면 최대한 빨리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삼성SDI의 유상증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유상증자 중점심사 제도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 유상증자 자체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는 주주권익 보호와 회사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앞서 삼성 SDI는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이 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도 내비쳤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질책했다.이 원장은 "이 회장이 최근 삼성그룹 이니셔티브와 관련돼 리더십을 보여주고 계신데 당국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움을 드리겠다"며 “삼성생명의 자회사 편입이나 삼성SDI 유상증자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좁지만, 시장에 오해가 있을 때 우리가 보기에 문제가 없다면 필요성을 설명해드림으로써 반사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지 않겠냐”고 부연했다.이 원장은 최근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표현해 논란이 된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반대와 관련해서는 "일부에서 금감원이 의견을 내라 마라 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라고 반박했다.이 원장은 "당국 입장에서 저희 시각이 충분히 대표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저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해서 모든 것을 걸고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상황인데 다른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무엇을 걸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강하게 발언했다.이어 “임명권자로부터 지시를 받아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기에 그 결정을 경제 정책에 한정해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다음주든 언제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공개적인 열린 토론을 제안하겠다"며 "정쟁화 이슈로 다루기보다는 국민들 앞에서 정책과 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 행사 반대와 관련한 의견을 소통했냐는 질문에는 "권한대행께 어떤 의견을 드렸나, 어떻게 소통했냐는 공개된 장소에서 얘기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