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보사 투자 수익 전년比 80.6%↑ … 역대 최대 실적보험사,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 둔화 …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트럼프發 관세폭탄, 환율 정책으로 금리 인하 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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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자산운용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정책까지 더해지며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보험사, 보험수익 아닌 '투자수익'으로 돈 벌었다금융감독원의 '2024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54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4조1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이는 투자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이자·배당 수익은 전년 대비 80.6%(1조3498억원), 손보사는 22.1%(5896억원) 늘었다. 반면 보험손익은 생·손보사 각각 7964억원, 815억원 감소했다.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는 금리 인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수익이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4분기 투자수익은 6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20억원 감소했다. DB손보는 같은 기간 49.3% 줄었고, 메리츠화재도 20% 줄어든 1618억원을 기록했다.올해는 기준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보험사는 자산 대비 부채 만기가 길어, 금리가 내려갈수록 부채가 자산 대비 커진다. 부채가 커질수록 요구자본이 늘어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보험업계 관게자는 "금리 하락이 지속될 경우 자산운용 수익은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올해 들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운용 전략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트럼프發 관세 충격에 수익 하락 우려보험업계는 금리 인하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이자수익 방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채권을 매각하고 고금리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이다.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보험업계는 총 31조2667억원의 채권을 매수하고, 23조5773억원을 매도해 약 7조6893억원을 순매수했다.하지만 이러한 운용 전략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하했으며,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연내 1~2차례 추가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주요국의 금리 인하 속도에도 가속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금리 하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성은 한층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일각에서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고려한 ALM(자산부채관리)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환금성이 높은 채권이나 안정성이 높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등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해왔다.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자산운용 형태의 순응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는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을 순매수하고, 하락기에는 순매도를 확대해 자산 가격 변동 폭을 줄여왔다"며 "장기 부채를 보유한 보험사의 특성을 고려해 자본 규제 설계 시 ALM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