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아웃도어, 단일 브랜드 연매출 1조 돌파 감성코퍼레이션·넬슨스포츠 두 자릿수 성장K2·아이더 등 전통 브랜드 부진 … 영업적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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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스페이스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업계는 업체별로 극명한 실적 차이를 보였다. 경기 침체 속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전통 강자들은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매출 1조5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영업이익은 2194억원으로 9.5%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007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이번 호실적은 대표 제품인 눕시 다운재킷의 꾸준한 인기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 입점 등 유통망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중간·결산 배당으로 총 1914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도 했다.
스노우피크를 전개하는 감성코퍼레이션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204억원,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11.8% 성장했다. 특히 의류 부문 매출은 2092억원으로 전년 보다 30.3% 성장했다.
회사 측은 "첫 TV 광고와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아크테릭스를 국내에 전개하는 넬슨스포츠도 고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9% 증가한 1611억원,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402억원을 기록했다. 아크테릭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진스 등 셀럽들의 착용 효과를 타고 10·20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
- ▲ ⓒK2코리아
반면 전통 아웃도어 강자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K2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743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8.3%, 26% 감소했다. 아이더 역시 매출 2338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37% 줄었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컬럼비아)는 지난해 매출이 797억원으로 5.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5억원으로 전년(13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밀레 매출도 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으며 4억6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간 실적 차이를 프리미엄 전략과 브랜드 리포지셔닝에서 찾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고가 제품과 전문성·감성을 강조해 MZ세대를 적극 공략한 반면, 전통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에 머물러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패션업계 전반의 불황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브랜드 난립과 경기 악화로 지난해에는 4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양극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단순 기능성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만큼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전략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