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메디알레' 5월 분양…분양가 평당 4500만원선역세권·초품아 갖췄지만…노후빌라·좁은길 등 주변환경 낙후중·고교 통학 도보 30분…'국평' 물량 없고 자금일정도 빠듯
  • ▲ 공사중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단지와 견본주택. 사진=박정환 기자
    ▲ 공사중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단지와 견본주택.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서북권 대장단지는 맞죠. 다만 은평 일대에서 평당 4500만원이라는 가격은 심리적 저항이 클 수 있습니다."(은평구 A공인중개사 대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가 오는 9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일정에 돌입한다. 2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호재, 초품아 입지를 갖춰 서북권 '대장단지'를 예고하고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노후된 저층빌라·상가로 둘러싸인 입지에 다소 먼 GTX 환승역, 도보통학이 어려운 중·고교 등 아쉬운 부분이 적잖아 청약전 임장은 필수다.

    2일 직접 찾은 대조1구역 공사현장은 대형트럭 등 중장비와 근로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내년 10월 입주까지 1년6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외벽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단지도 적잖았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단지 규모였다. 대조1구역은 지하 4층~지상최고 25층·28개동·총 2451가구로 조정되는 매머드급 단지로 조성된다. 이중 전용 51~74㎡ 483가구가 이달 일반분양된다.
  • ▲ 대조 전통시장에서 바라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대조 전통시장에서 바라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25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답게 현장 전체를 둘러보는 데 성인남성 걸음으로 40여분이 소요됐다.

    서울지하철 3·6호선 불광역이 도보 10분 거리인 역세권에 대은초교가 단지 바로옆에 위치한 '초품아' 입지도 갖췄다.

    현장 주변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은 '평지입지'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불광동에 20년째 거주중이라고 밝힌 주민 A씨는 "은평일대 단지들은 고저차가 심해 엘리베이터를 몇번씩 갈아타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이곳(대조1구역)처럼 평지에 지어지는 아파트는 이 동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주변입지와 공급가격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해당단지는 입주자모집공고문 게재전으로 일반분양가는 평당 4500만원선이 거론되고 있다. 전용 59㎡ 기준으로 11억여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불광동 일대는 신축아파트가 없어 명확한 가격비교가 어렵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에 분양한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경우 전용 59㎡ 공급가격이 4억3900만~4억7440만원선이었다. 현재 시세는 10억원 중후반대로 형성돼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신축이 귀한 서울 서북권에 대단지, 역세권·초품아 입지 등을 따져보면 마냥 비싸다고만 보긴 어려운 가격"이라며 "다만 은평구에 연고가 없거나 종로·광화문 등 도심권으로 출퇴근하지 않는 실수요자는 고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공인 관계자는 "은평구 시세나 낙후된 주변환경 등을 따져보면 평당 4500만원이란 가격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며 "신도시급 정돈된 주변환경과 인프라를 선호하는 예비청약자라면 사전에 임장을 다녀보고 청약여부를 결정해보는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역세권 대단지라 무난하게 완판은 되겠지만 시일이 얼마나 소요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 ▲ 공사현장 주변 노후 주거단지. 사진=박정환 기자
    ▲ 공사현장 주변 노후 주거단지. 사진=박정환 기자
    실제 단지는 노후된 저층 빌라단지들과 좁은 골목길로 둘러싸인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인접한 도로는 왕복 2차선이 전부였고 단지와 불광·역촌역사이 빌라단지 골목길은 차 2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폭이 매우 좁아 일방통행만 가능한 골목길도 많았다. 도로 재정비나 확장 없이 2400여가구 대단지가 들어올 경우 상당한 교통체증과 혼잡이 불가피한 구조였다. 또한 단지 남쪽엔 재래시장인 대조전통시장과 저층상가들이 밀집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풍겼다.

    가장 큰 호재로 여겨지는 GTX도 도보이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단지에서 GTX 환승역인 연신내역까지 성인남성 걸음으로 20여분이 소요됐다. 다만 대단지인 탓에 동 위치에 따라 이동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GTX가 타 노선보다 지하 깊숙이 조성된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 연신내역 경우 지상출입구부터 GTX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7번이나 내려가야 한다. 만약 연신내역에서 거리가 더 먼 단지 남쪽에 거주한다고 가정하면 GTX 탑승까지 넉넉히 30분은 잡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 ▲ 단지 주변 도로와 상가. 사진=박정환 기자
    ▲ 단지 주변 도로와 상가. 사진=박정환 기자
    초교와 달리 중교와 고교가 먼 것도 마이너스 요소다. 특히 자녀 성별이 남자라면 통학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우선 여중·여고는 예일여중교와 동명여고교가 단지 반경 1㎞내 위치했다. 하지만 일반 중·고교 경우 가장 가까운 연신중교가 1.3㎞나 떨어졌다. 도보 이용시 30여분이나 소요되는 거리다. 고등학교는 은평고교와 대성고교가 도보로 40여분이상 걸려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외에도 '국평'으로 불리는 전용 84㎡ 물량이 모두 조합원에게 배정돼 일반분양 물량이 없고 내년 10월 입주인 만큼 자금마련 기간이 빠듯한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A공인 관계자는 "단지 주변으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낙후된 인프라·생활환경은 점차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단기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