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00 생활소비재’ 지수, 이달 2.41% 상승 … 에이피알 46%대↑올 1분기 호실적에 기인 … 해외 매출 실적에 따라 주가 희비 엇갈려달바글로벌, 22일 코스피 상장 예정 … “안정적인 매출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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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화장품 관련주들이 K-뷰티 열풍에 따른 호실적으로 강세장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뷰티 대어’ 달바글로벌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장품주들이 포함된 ‘KRX 200 생활소비재’ 지수는 이달 들어 15일까지 2.41%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53%)에는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거래소가 산출하는 49개 코스피 관련 지수 중 절반은 넘었다.

    주요 화장품주별 주가 흐름은 희비가 엇갈렸다. 에이피알은 이 기간 46.75% 폭등하며 국내 증시에 상장된 2875개 종목 가운데 상위 19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코스맥스(20.87%), 실리콘투(5.03%), 콜마홀딩스(2.31%) 등도 강세를 나타낸 반면 LG생활건강(-5.19%)과 아모레퍼시픽(-2.49%) 등은 약세를 보였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화장품 관련 종목들이 고공행진 중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화장품TOP3플러스’는 10.56% 급등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화장품’과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K-뷰티’도 각각 9.57%, 6%씩 올랐다.

    이들의 주가 상승 배경엔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에서 호실적을 낸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먼저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660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79%, 9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은 186% 성장한 1900억원에 육박한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71%에 달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전년보다 17.1%, 62% 증가한 아모레퍼시픽은 미주 지역 매출이 79%나 급증했고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도 3배 이상 늘었다. 코스맥스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법인 매출액이 급성장하며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도 K-뷰티가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K-뷰티 산업에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국내 브랜드의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 요인”이라며 “미국에서의 온라인 바이럴이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지로 확산되면서 K뷰티 브랜드들의 인지도가 향상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 내 SNS 바이럴과 아마존 순위 등은 해외 시장 진출의 신호탄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글로벌 B2B 파트너는 현지 유통망과 소비자 이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빠른 정착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뷰티 대어’ 달바글로벌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d‘Alba)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미스트·선크림 제품군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혔다.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2225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140.88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최종 공모가는 희망 밴드(5만4500원~6만6300원) 최상단인 6만63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지난 9일과 1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1112.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약 7조705억원의 증거금이 몰려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달바글로벌은 상장 이후 일본·북미·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장과 중국·아세안·중동·인도 등의 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진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3배, 지난해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2배로 점진 가속화되는 해외 매출 성장세를 현지 맞춤형 마케팅·제품 전략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기존 주력 제품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뷰티 디바이스, 건강기능식품, 퍼스널케어 등 인접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올해에는 ‘달바 시그니처’ 럭셔리 라인을 포함한 프리미엄 SKU의 본격적인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달바글로벌의 성공적인 IPO 흥행을 점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달바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45.6%인데, 해외 사업의 경쟁력 있는 부분은 특정 국가 매출이 50%를 넘지 않고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으로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중 29%는 러시아에서, 22%는 일본, 18%는 북미에서 발생했다”며 “밸런스 있는 해외 매출 포트폴리오는 향후 달바의 안정적인 해외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중국 화장품 산업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경우 중국 사업도 달바의 해외 사업 매출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국내 화장품 관련주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데, 특히 IPO 과정에서부터 공모 청약에 참여하는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주주우대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국내 상장 기업들이 다양한 주주 환원 및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상장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기업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대어급 공모주들이 상장 계획을 잇달아 철회하고 있는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대어급 공모주로 꼽혔던 공작기계 제조사 DN솔루션즈와 롯데그룹 물류기업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요예측 이후 상장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이들 기업 모두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발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해외 기관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은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상장을 추진 중인 다른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공모주들의 상장 과정은 IPO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며 “최근 국내 IPO 시장 대어급 기업으로 꼽혔던 곳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한 점은 상장을 추진 중인 다른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