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비롯 위메이드, 알바몬부터 디올까지 업종 안가려손해배상부터 상장폐지, 발빠른 보상도글로벌에서도 G7서 北 해킹 주요 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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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IT업계에서는 가장 바쁜 곳 중 하나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라는 말이 나온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사이버침해 사고를 인지할 경우 24시간 내 KISA에 신고하고 조사를 받도록 돼 있다.

    주요 기업들은 보안 수위를 올리며 긴장하고 있지만 고도화되는 해킹에 모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국내만의 문제도 아니다. 중국, 북한 등의 해킹그룹이 기승을 부리면서 해킹은 전세계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터진 해킹에 따른 피해 사례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지난달 19일 이동통신사 SK텔레콤에 2695만7749건의 고객 유심 정보 탈취 사건이 벌어졌고 이어 30일 구직·구인 플랫폼 알바몬에서 개인정보 및 이력서 정보 2만건이 유출됐다. 

    앞선 지난 3월에도 구인·구직 플랫폼 인쿠르트에서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게임제작사 위메이드에서 88억원 상당의 가상자산 ‘위믹스’ 탈취 사건이 벌어진 것도 3월이었다.

    이 외에도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잇따르고 있다. LVMH의 브랜드 디올은 지난 13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있었다고 공지했고 아디다스코리아도 16일 고객 정보가 털렸다고 공지했다. 연초에는 주류기업 하이트진로나 유통기업 GS리테일에서도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킹 사건에 따른 후폭풍도 적지 않다.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는 해킹사건으로 인해 오는 6월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회사 측에서 이에 반발하면서 법적 공방까지 예고되는 상황. 위메이드는 해킹사건 피해 보상 차원에서 100억원이 넘는 ‘바이백’을 시행했음에도 블록체인 게임사업 기반이 흔들리는 중이다.

    지난 4월 19일 개인정보 탈취가 이뤄진 SK텔레콤의 해킹 사건도 현재까지 그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SKT는 해킹 사건 이후 시가총액 1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SKT는 유심 관련 정보 일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의 유출 가능성까지 의심받는 중이다. 이미 일부 소비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황. 내달 조사가 완료되면 과실 여부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의 요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알바몬도 지난 20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에 대해 ▲네이버 페이 10만원 ▲요기요 상품권 10만원 ▲5대 유통 통합 상품권 10만원 등의 방법으로 발 빠른 보상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보상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보안을 강화한다고 앞으로 해킹 사건을 대처할 수 있느냐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T만 하더라도 최초 악성 코드가 심어진 시기는 3년 전인 202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를 뚫는 해킹 기술도 고도화되면서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해킹그룹에 표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단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최근 고객 정보를 탈취당했다. 이후 해킹그룹은 회사에 돈을 요구하며 유출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다고 협박까지 했던 상황. 지난해 12월 미국 재무부 전산망에 접근해 일부 정보를 탈취하는 해킹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선 2월에는 두바이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가 해킹사건으로 15억달러 상당의 자산이 탈취되기도 했다.

    이들 해킹 사건은 중국의 해킹그룹이나 북한의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해킹그룹의 조직범죄는 세계적인 이슈다. 오는 6월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 정상회담(G7)에서는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과 가상자산 해킹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