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생보사 1분기 순이익 1조4312억원 … 전년比 5.2% 감소신한라이프 별도 기준 순익 1652억원 … 한화 제치고 '2위'우리금융, 동양·ABL 합병 시 자산 53조원 … 업계 5위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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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명보험업계 판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한화생명을 별도 기준으로 앞섰고, 자산운용 성과에 힘입어 상위권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 자산 50조원대 보험사가 새롭게 등장하며 업계 순위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분기 본업 아닌 부업 '투자수익'으로 돈 벌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생보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4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연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로 자산운용 수익이 줄며 실적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1분기 순이익 677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7% 증가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보험손익이 2777억원으로 3.7% 늘었지만 투자손익은 4762억원으로 0.4% 증가에 그쳤다.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2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했다. 보험이익은 증가했지만, 투자손익이 65.6% 줄어든 여파가 컸다.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2928억원으로 9.8% 줄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은 2854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감소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1분기 16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이익은 1855억원으로 7.6% 감소했지만 금융이익이 597억원으로 50% 늘어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 122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1분기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CSM 잔액은 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2억원 증가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2402억원 감소한 6조1979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회계조정이 반영되는 4분기를 제외하면,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로 인해 양사 간 CSM 격차는 지난해 말 786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2264억원으로 벌어졌다.

    ◇'우리·교보 뜨고, 외국계 빠지고' … 생보업계 재편 본격화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한 시장 변화로 5위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양사의 총자산은 각각 34조5472억원, 18조7643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53조원을 웃돈다. 이로써 신한라이프(59조6178억원),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과 함께 50조원대 생보사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교보생명도 금융지주 전환을 추진하며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인수를 결의한 데 이어 손해보험사 등 추가 매물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한편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시장 철수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생보사는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처브라이프생명, 푸본현대생명, AIA생명 등 8개사였으나,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완전히 편입하면 6개로 줄게 된다.

    최근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삼정KPMG를 자문기관으로 선정했으며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배경에는 시장 성숙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성장 한계가 지적된다. 여기에다 높은 규제 강도와 제도 불확실성도 장기적인 사업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외국계 자본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보험업계의 중장기적 M&A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향후 3년간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성하느냐가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