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공백 6개월, 가공식품 줄인상공정위, 제과업체 현장 조사 착수이재명 정부 물가 안정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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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6개월간 이어진 정권 리더십 공백기 동안 식품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물가 안정’이라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정부는 가공식품 중심의 물가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공정위와 함께 담합 여부 조사 등 시장 점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계엄 선포 이후 혼란이 이어진 지난 6개월간 초콜릿, 커피, 라면,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52개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다. 같은 기간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 기업만 60곳이 넘는다.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해,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1.3%)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특히 라면·과자·주류 등 주요 소비재의 가격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주요 식품업체들은 연달아 가격을 올리며 물가를 자극했다.동서식품은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에 '국민 커피'로 불리는 맥심 모카골드 가격을 인상했다. 6개월간 두 차례에 걸친 인상으로 맥심 커피믹스 가격은 20% 가까이 뛰었다.오뚜기는 4월 진라면을 포함한 라면 16종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앞서 2월에는 컵밥·덮밥 7종을, 3월엔 후추와 식초를 잇달아 인상했다. 대상은 설을 앞두고 드레싱 제품을 23%, 후추는 19% 인상했으며, hy(한국야쿠르트)도 야쿠르트 라이트를 14% 인상했다.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체감 물가는 더 높아졌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70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고, 이 가운데 50개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초콜릿 가격은 3년 새 50% 올랐고, 잼과 드레싱은 40% 이상, 설탕과 참기름은 30% 넘게 인상됐다. 치즈·커피·주스·식용유·고추장 등도 20% 이상 가격이 뛰었다. 김치·빵·아이스크림·우유·라면·스낵과자 등 대부분의 식품군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정부는 이 같은 가격 급등세에 대해 일부 업체 간 담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제과업체에 대해 현장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60.1%)이 ‘물가 안정’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농축산물 및 생필품 가격 안정’(35.9%)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지목됐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즉시 가동하겠다”며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