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 프리퀄 DLC ‘서곡’, 본편 후반부 이상의 매운 난이도복잡해진 전투 패턴과 기믹, ‘똥손’ 위한 난이도 조정 기능 생겨본편 이전 ‘크라트’의 비밀 … 예정된 비극에 높은 몰입감
  • 체력도 집중력도 10~20대 같지 않은 소위 ‘아재’ 직장인에게 게임이란 제법 가혹한 취미다. 늘 피곤하고 졸린 그들에게 게임에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에 비교적 건전하고 경제적인 취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느릿한 순발력과 컨트롤의 '뉴데일리' 기자들이 직접 신작을 리뷰해봤다. <편집자 주>

    소문난 맛집에 ‘핵불닭’이 등장했다?

    ‘P의 거짓’의 DLC인 ‘피의 거짓:서곡(이하 서곡)’을 플레이한 첫 소감이다. 이 느낌은 물을 연이어 들이키면서도 다음 젓가락을 드는 흡사 ‘핵불닭볶음면’에 가깝다.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찾는 게이머에게 ‘맵부심’은 필수적이지만 흐르는 땀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절묘한 것은 그럼에도 다시 도전에 나서게 되는 중독성이다. 맛집은 여전히 맛집이었다. 

    ‘P의 거짓’은 국내 액션 게임사에 있어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네오위즈의 산하 스튜디오인 라운드8이 개발한 이 게임은 지난 2023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후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당시 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을 싹쓸이했을 정도. 2년만에 출시되는 이번 DLC에 마니아들의 기대감이 각별했음은 두 말할 것 없다. 
  • ▲ '서곡'은 계절적으로 본편에 없었던 크라트의 겨울로, 냉기라는 상태이상이 새로 추가됐다.
    ▲ '서곡'은 계절적으로 본편에 없었던 크라트의 겨울로, 냉기라는 상태이상이 새로 추가됐다.
    ‘P의 거짓’ DLC ‘서곡’은 프리퀄로 본편에서 다루지 않은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곡’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본편의 챕터9까지 진행을 해야 한다. 기본적 게임의 시스템과 조작, 구조를 이해한 뒤에야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조작법이나 전투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다면 새로 추가된 ‘보스와 재대결’ 모드를 통해 감각을 예리하게 갈고 플레이할 것을 추천한다. 기자가 ‘P의 거짓’을 클리어한 것은 약 2년 전. 어렴풋한 기억으로 ‘서곡’으로 진입했다가 눈물 쏙 빼는 매운 맛을 봐야 했다.

    기본적으로 ‘서곡’의 전투는 완벽한 타이밍에 방어를 하는 ‘퍼팩트가드’가 기본이다. 몬스터에게 두어대 피격 당하면 바로 게임오버다. 여기에 맵 곳곳에 다수의 적을 배치해두고 있기 때문에 생각 없이 전진했다가는 몰매를 맞아 죽기 십상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신중해지고 항상 전략적으로 적을 상대해야했다. 
  • ▲ 처음으로 만나는 통곡의 벽. 중간보스 '폭군 포식자'.
    ▲ 처음으로 만나는 통곡의 벽. 중간보스 '폭군 포식자'.
    이를 감안해도 난이도는 분명 본편의 최후반부 보다 높다. 기본적으로 몬스터의 체력과 공격력이 높지만 무엇보다 패턴이 다채롭다. 특히 필드 중간에 만나게 되는 중간보스에는 멘탈을 탈탈 털린다. 첫 중간 보스인 거대 악어 ‘폭군 포식자’는 그야말로 캡사이신의 폭풍이다. 제작진의 악의마저 느껴진다.
  • ▲ 크라트의 폐허가 된 놀이공원.
    ▲ 크라트의 폐허가 된 놀이공원.
    물론 이 매운 맛을 온전히 느낄 필요는 없다. ‘서곡’은 기존 본편에 없던 난이도 조정 기능이 생겼다. 난이도를 낮추더라도 적의 패턴이나 보상에 변화는 없어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네오위즈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부끄럽지만 ‘똥손’인 기자도 난이도를 한단계 낮춘 이후에야 간신히 진행이 가능했다.

    게임에 익숙해지고 나면 비로소 ‘서곡’의 다양한 기믹과 새로운 무기·리전암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압권은 챕터1의 보스인 ‘죽음의 인형사 마르키오’이다. 마르키오와 인형이 번갈아가며 플레이어를 볶아대는데, 빨간색으로 빛나면 인형이, 파란색으로 빛나면 마르키오가 공격하는 식이다. 이 정신없는 기믹에 익숙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 ▲ 챕터1 보스 '죽음의 인형사 마루키오나'. 공방이 바뀌는 패턴을 모르면 그야말로 먼지나게 맞게 된다.

    기자의 ‘서곡’ 플레이 시간은 약 15시간. 수도 없이 죽기도 했지만 아직 챕터3를 클리어하지 못했다. ‘서곡’은 총 챕터5로 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다른 게임 본편에 달하는 볼륨이다. 

    무엇보다 ‘서곡’에 높게 쳐주고 싶은 것은 서사다. ‘서곡’은 배경이 된 멸망한 도시 ‘크라트’의 과거를 다루고 있는데, 이 드라마의 결론을 우리는 알고 있다. ‘P의 거짓’ 본편에서 ‘크라트시’는 사실상 붕괴한 도시다. 예정된 비극 속에서 본편에서 언급됐던 인물들의 드라마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서곡’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본편 ‘P의 거짓’이 필수다. 스팀 등 주요 게임 플랫폼에서는 ‘서곡’의 출시를 기념해 본편 ‘P의 거짓’의 5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 챕터2 보스 '두 얼굴의 감시자'. 보스 색에 따라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