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대표, 넥슨 고문 활동 중단 … 합작 관계도 정리 고(故) 김정주 창업주 전폭적 신뢰 받았지만 타계 후 상황 변화‘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종료로 관계 완전히 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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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민 원더게임즈 대표.
넥슨이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남자로 불리는 허민 원더게임즈 대표와 완전히 결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허 대표는 지난 2019년 넥슨의 외부고문으로 영입된 이후 넥슨 전반적 게임 프로젝트 자문역할로 참여해왔다. 특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마비노기 모바일’에는 원더게임즈와 합작사 형태로 사업을 추진했을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하지만 김정주 회장의 타계 이후 넥슨과 원더게임즈의 끈끈한 관계도 급격하게 멀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허 대표는 넥슨의 고문이나 합작사에서 모두 물러난 상황이다. 이는 최근 허 대표가 주도했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서비스 종료의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허 대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넥슨 고문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서비스하는 합작사 니트로스튜디오, 데브캣에서 모두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넥슨 관계자는 “현재 허 대표는 넥슨과 니트로스튜디오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없다”고 전했다.넥슨과 허 대표의 관계는 지난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원더게임즈는 넥슨과 5:5 합작사인 니트로스튜디오의 지분을 넥슨에 모두 매각하고 사실상 손을 털었다. 이맘 때 넥슨의 고문 역할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진다.현재 넥슨과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또 다른 합작사 데브캣 뿐인데, 이마저도 지난해 원더게임즈가 지분 5.4%를 넥슨에 매각하면서 5:5 합작 구도가 깨졌다. 허 대표는 두 합작사의 개발자문을 맡았었고 대표지명권까지 있었다.불과 몇 년 전까지 허 대표가 넥슨의 신규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차이다.허 대표는 ‘던전앤파이터(던파)’를 개발한 네오플의 창업자다. 허 대표는 2008년 네오플을 넥슨에 3800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를 계기로 고(故) 김정주 창업주와 신뢰관계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이는 김정주 창업주가 넥슨 혁신의 주역으로 허 대표를 영입하는 계기가 됐다. 김정주 창업주는 2019년 넥슨의 매각이 불발로 그친 뒤, 허 대표를 외부고문으로 영입했다. 당시 넥슨은 허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그의 회사인 원더홀딩스(현재 분할 후 원더게임즈)에 35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실제 외부고문으로 영입된 허 대표는 이후 넥슨의 신규 프로젝트 종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그의 넥슨 내 위상은 그야말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였다. 다만 그 위상은 오래가지 못했다.허 대표와 넥슨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결정적 계기는 김정주 창업주의 타계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가 2022년 하와이에서 사망한 이후 넥슨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직후 넥슨과 원더게임즈(당시 원더홀딩스)의 협업을 담당하던 원더시너지사업실이 해체됐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은 이듬해 합작사 니트로스튜디오가 정식 론칭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부진이었다.‘카트라이더’는 2004년 론칭 이후 18년 7개월 간 서비스하며 누적 플레이어 3296만명, 누적 매출 1조3000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초대형 IP다. 하지만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48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3억원으로 매출의 3배를 뛰어넘은 상황. 이미 이 회사의 누적 결손금은 798억원 규모로 완전자본잠식이다.이 참패는 허 대표와 넥슨의 결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창업주와의 관계를 고려해도 ‘카트라이더’의 실패에 따른 사업적인 영역의 책임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서비스 종료로 이제 허 대표와 넥슨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