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영업 재개 앞두고 불법 보조금 활발단통법 폐지 이후 경쟁 심화 예상도“자금력에 알뜰폰 활성화 정책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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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되면서 알뜰폰 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조금을 제공할 여력이 부족한 만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대리점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는 고객에게 과도한 보조금을 책정 중이다.잠잠했던 번호이동 시장은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영업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법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앞서 신규가입 중단 직전에 벌어졌던 보조금 경쟁보다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16일 기준 서울 시내 성지 시세표를 보면 갤럭시 S25 256GB 모델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기준 31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차비폰’이 됐다. 갤럭시 신작 S25 엣지 256GB와 아이폰16 프로 128GB 모델은 LG유플러스로 이동 시 기기값 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해당 모델들의 출고가를 고려하면 약 150만원 지원금이 적용된 것이다.내달 단통법 폐지 시행은 보조금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해킹사태 여파로 타사에 가입자를 뺏기고 신규영업도 중단됐던 SK텔레콤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번호이동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알뜰폰 업계는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번호이동에 따른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알뜰폰의 강점인 저렴한 요금제가 충분한 유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단통법 폐지가 요금 경쟁력으로 성장해 온 알뜰폰 사업자에게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알뜰폰 회선은 SK텔레콤 해킹 반사이익을 받아 단기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4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망 알뜰폰 회선은 각각 4만8024개, 8만4470개 증가했다. SK텔레콤망 알뜰폰은 해킹 여파로 3만3267개 감소했다.다만 알뜰폰 회선 증가는 단기적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번호이동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알뜰폰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현 상황에서는 알뜰폰 정책도 반향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데이터 안심요금제’는 1만원대 5G 20GB 요금제에 QoS(서비스품질유지)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MNO 사업자가 MVNO에 제공하는 1Mbps QoS 상품의 제공 원가가 7000원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실효성을 갖기는 힘들다는 점에서다.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경쟁이 계속된다면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노력들이 자금력 앞에 무너지는 것이며 MNO 쪽으로 가입자들이 이탈할 것”이라며 “데이터 도매대가 중심의 원가 인하와 전파세 감면 등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