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보다 무서운 건 질"… 카드사 건전성 지표 새 경고등지주계 카드사 손실위험 가중 부실채권비율, ‘비지주 대비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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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실위험도 가중 부실채권비율'이 카드사 건전성의 새로운 경고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표면상 연체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실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질 나쁜 연체'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에서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손실위험도 가중 부실채권비율은 연체 채권 중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하는 건전성 지표다. 단순 연체율이 부실의 '양'을 보여준다면, 이 지표는 채권의 '질'을 보여주는 것이다.

    19일 각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말 기준 신한·하나·우리카드의 손실위험도 가중 부실채권비율 평균은 1.33%로 집계됐다. 하나카드가 1.44%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1.3%, 1.26%를 기록했다. 

    증가폭 기준으로는 우리카드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0.9%에서 0.4%포인트(p) 상승했으며, 하나카드는 0.19%p, 신한카드는 0.06%p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0.59%, 현대카드는 0.61%를 기록해 지주계 카드사보다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증가폭도 두 회사 모두 0.03%p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이 지표는 단순 연체율이 아니라, 연체 채권 중 실제 손실 가능성이 높은 채권에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 건전성 지표다.

    예를 들어 연체율이 2%로 동일한 두 카드사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A카드는 연체 고객 대부분이 30일 이내 경미한 연체이고, B카드는 90일 넘게 연체되거나 아예 상환 불능 상태라면 손실위험은 B카드가 훨씬 크다. 이를 반영한 지표가 바로 ‘손실위험도 가중 부실채권비율’이다.

    즉, 연체된 채권의 비율이 같더라도 지주 계열 카드사는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 비중이 훨씬 높은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자산 구성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그룹의 실적에 기여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에 주력해온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영업자산 비중 가운데 신용판매는 46.4%로 절반을 밑돈 반면, 삼성카드는 70.7%로 우량 고객 중심의 결제 위주 영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가중부실채권 비율은 완만하지만 증가하는 추세"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내부적인 관리역량을 제고하고 위험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