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성과·보상 괴리 커졌다" … 경영목표·산식 전면 재설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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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노동조합이 2025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돌입하면서 기존의 온건·협의 중심 노선에서 벗어나 보다 강경한 교섭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핵심 의제로 성과보상 구조 개편을 전면에 올리면서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신한은행 노사관계에도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 제5차 지부운영위원회에서 임단협 및 4분기 노사협의회 관련 안건을 확정했다. 이후 내부 브리핑을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과 산정방식 개편을 최우선 협상 의제로 공식화했다.노조가 문제 삼는 핵심은 성과급 제도의 구조다. 노조는 현재 성과급은 경영목표 달성도에 연동되는 산식을 기반으로 산정되는데 이 제도는 2006년 도입 이후 큰 틀의 변경 없이 유지돼 왔다. 노조는 “경영목표가 회사에 의해 상향 조정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체감하는 성과와 보상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목표 설정 절차와 산식 자체를 포함한 성과보상 체계 전면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영업 현장에서도 목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 신한은행 직원은 “실제 영업환경과 무관하게 점포·직원별 목표가 일괄적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목표가 누적되면서 부담은 커지는데 성과급 체감도는 높지 않아 불만이 쌓여 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올해 출범한 새 집행부는 이번 임단협을 노사관계 기조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한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신한은행 노사관계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는 반대로 생각하면 조합원을 위한 노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 왔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며 “이번 집행부는 안정적인 노사관계 이면에서 누적돼 온 조합원들의 개혁 요구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성과급 산정 구조에 대한 비판도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과도한 성과 달성 기준은 각종 금융사고 등으로 금융소비자에게도 피해를 끼치게 되는 만큼 은행원들이 과도한 성과 달성에 목을 매지 않고 금융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견인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노조는 성과급뿐 아니라 인사·보상 전반을 교섭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노조가 최근 운영위원회에서 정리한 안건에는 성과체계 개편 외에 직급별 페이밴드 조정, 특정 직군 보상구조 검토 등 여러 제도 개선 요구가 함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은행권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개별 사업장의 연례 임단협을 넘어, 성과관리·보상체계 전반을 다시 짜는 신호로 보고 있다. 금융업 전반이 비용 효율화, 건전성 규제,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 등 구조적 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성과지표 설정과 보상 방식이 조직 운영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성과관리 구조와 목표 설정 방식은 은행권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돼 온 주제”라며 “신한은행 임단협에서 성과급과 보상체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올해 금융권 보상 논의의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