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테마 과열…카카오페이 이달에만 두번째 거래정지핵심 수익원 결제서비스, 성숙기 진입…1분기 1%대 성장 그쳐실적은 정체… 스테이블코인 기대 없었다면 고평가 부담
-
- ▲ ⓒ카카오페이
최근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떠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달에만 두 차례나 거래가 정지되고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그러나 시장의 급격한 기대와는 달리, 카카오페이의 핵심 사업인 플랫폼 부문은 성장 둔화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급부상 … 지난 4일 대비 주가 145% 상승카카오페이가 26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24일에 이어 이틀 만의 조치다.한국거래소는 이날 투자경고종목 해제 이후에도 주가가 급등한 점을 들어 카카오페이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다.카카오페이는 지난 16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에도 △20일 29.85%, △23일 15.58% 상승하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주가는 총 145.87% 올랐다.최근 카카오페이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부각된 점이 결정적이었다.카카오페이는 1분기 기준 약 5919억 원에 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페이(1576억 원), 토스(1375억 원)와 비교해 3배 이상 많은 규모로, 이를 바탕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며 기대감에 불이 붙었다.일부 증권사 리포트는 "선불충전금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운용수익이 커질 수 있다"며 카카오페이가 이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최근 'KRWKP', 'KPKRW' 등 스테이블코인을 연상시키는 상표권을 18건 출원하며 시장의 기대에 불을 지폈다.◇자회사에 기댄 실적 … 스테이블코인은 불확실한 기회 요인하지만 실적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카카오페이의 핵심 수익원인 결제서비스 부문은 이미 성장 속도 둔화가 두드러진다.올해 1분기 결제서비스 영업수익은 약 1222억원으로 전 분기(약 1199억원)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3년(11.2%)과 2024년(14.5%) 1분기 성장률과 비교해 확연히 둔화된 수치다.과거 두 자릿수에 달하던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만큼, 플랫폼 부문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판단이 스테이블코인 이슈를 증폭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카카오페이의 결제서비스(온라인·오프라인·해외 결제)와 보험중개 등을 포함한 비금융 부문 영업이익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4년 영업이익은 159억8679만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2.7% 줄었다. 이는 2023년 같은 부문 영업이익이 23.7% 증가했던 것과 대조된다.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사용자 보호를 위한 선제 환불 등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315억원의 일회성 손실 등이 반영돼 결제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축소됐다"며 "현재 카카오페이는 계속해서 국내외 결제처를 넓히는 한편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결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카카오페이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4억원,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호실적 덕분이다. 반면, 또 다른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현재 카카오페이의 플랫폼 사업은 전체 매출의 60%에 달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정체된 가운데 수익성 개선도 더딘 상황이다. 즉, 스테이블코인 기대감이 없었다면 실적만으로는 시장의 고평가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관련 제도화가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로 핀테크 기업이 이를 발행할 수 있을지는 금융당국의 해석과 규제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금세탁방지, 지급준비금 의무 등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될 경우, 민간 플랫폼 기업의 진입 장벽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스테이블코인은 분명히 카카오페이의 플랫폼에 새로운 확장성을 부여할 수 있는 잠재적 동력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법제화 전 단계의 불확실성 높은 기회 요인일 뿐이며, 실적과 구조적 체력은 오히려 기대감에 가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