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대출 잠정 중단…"새 규제, 시스템 적용 시간 필요"점포 없는 인뱅 '멈춤'… 대출 시급한 실수요자들 자금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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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접수를 일제히 중단한 가운데,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사실상 대출 영업이 전면 마비되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은행권의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은 지난 27일 전격 발표된 새 대출 규제를 전산 시스템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시중은행은 영업점 창구를 통해 일부 대면 대출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점포 자체가 없어 사실상 대출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준비기간 없이 시행된 대책 탓에 대출이 시급한 실수요자들이 갑작스레 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비대면 대출 '셧다운'… 인뱅은 사실상 개점휴업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7일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전격 발표한 직후,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상품의 비대면 접수를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이 일시적으로 차단된 것으로, 새 규제 내용을 전산 시스템에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이번 규제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신용대출의 경우 기존 연소득의 1~2배 수준에서 '연소득 이내'로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창구를 통해 일부 대면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등 주요 대출 상품의 접수가 대부분 중단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신용대출 갈아타기, 주담대 갈아타기 등도 중단하면서 5개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비대면 접수를 중단하게 됐다.케이뱅크도 지난 27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막았다.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사를 통한 대출비교와 갈아타기도 일부 중단됐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자체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먼저 열면 위험" … 수요 쏠림에 '재개'도 주저당분간 은행에 찾아가지 않고는 대출 받기가 쉽지 않아, 실수요자들의 접근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청 비중이 80%에 달해,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비대면 대출 절벽에 따른 소비자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한 은행의 전산 작업 담당자는 "단순히 앱에 나온 상품설명서 문구를 하나 고치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이를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짜서 오류 없이 구동되게 해야 하고, 내부 검증 작업도 필요하다"며 "아무리 빨리 해도 1주일은 걸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접수를 열었다가 수요가 쏠릴 경우 자체 총량 관리에 차질이 생기고, 금융당국의 현장점검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신청을 먼저 오픈하기에는 은행들에게 부담이 있다"며 "먼저 열게 되면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과거와는 달리 별도의 유예 기간 없이 곧바로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대응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아직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