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계약이전 병행 추진 … MG손보 노조·예보 합의'구조조정 원칙' 흔들린 당국 … 노조 반발에 한발 물러서인수 희망자 등장 '불투명' … 완전자본잠식에 부담 가중
-
- ▲ ⓒMG손해보험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던 MG손해보험이 노조 반발과 정치권 중재 속에 재매각 국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융당국은 가교보험사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하되, 일정 지연이 없는 범위 내에서 매각도 병행하겠다는 '투트랙 정리 방안'을 발표했다.다만 앞서 세 차례 매각 실패 전례와 낮은 건전성 지표를 감안하면 실제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한데도, 친노조 성향의 정권 눈치를 보느라 시간만 끄는 '정책 낭비'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MG손보 '투트랙 정리안' 합의 … 일정 지연 없이 재매각 병행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와 MG손보 노동조합은 이날 막판 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합의안에 따르면 기존 계획대로 가교보험사를 통한 5개 손보사(삼성·메리츠·DB·KB·현대)로 계약 이전을 진행하되, 해당 일정이 지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 기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이 담겼다.금융당국은 3분기 중 가교보험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이후 2026년 말까지 MG손보가 보유한 계약을 5대 손보사로 나눠 이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자가 나타나면 가교보험사를 매각하고, 인수자가 없을 경우 기존 계획대로 계약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 말이 사실상 매각 시한이 되는 셈이다.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MG손보의 신규 영업 중단을 발표하며, 계약자 보호를 위해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계약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재매각을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대통령실 앞에서 '단식 농성 돌입 투쟁대회'를 열고, 정상 매각을 재추진할 것을 주장했다.가교보험사 직원 채용, 인력 구조조정, 매각 추진 시기 및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향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MG손보 노조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매각을 우선 추진하되, 실패 시 계약이전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예보 관계자는 "MG손보의 보험계약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현재의 보험계약이 유지될 것이며 가교보험사가 보험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함으로써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노조 입맛 맞춰줄 새주인 찾기? … 휘청이는 정리방안예보는 지난 202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MG손보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청산에 반대한 MG손보 노조의 반발로 실사 작업이 지연됐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올해 3월 인수를 철회했다.매각이 무산되자 금융당국은 지난 5월, MG손보를 가교보험사로 전환해 계약을 5대 손보사에 조건 변경 없이 이전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MG손보 노조는 고용불안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조합총회에서 노조는 금융당국과 재매각을 추진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안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의 중재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지난달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노조를 직접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하기도 했다.이는 금융당국이 그간 재매각 필요성을 주장해온 노조의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존 정리 방침을 사실상 번복한 데 대해 구조조정 방침이 흔들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여기에 더해 재매각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작년 말 기준 MG손보의 순자산은 –1,25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제도(K-ICS·킥스)비율도 지난해 말 4.1%에서 올해 1분기 –18.22%로 급락했다. 정상화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또한 재매각이 추진되더라도 인수 희망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을 경우 MG손보 노조의 반발이 재점화될 우려 역시 상존한다.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MG손보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 금융지주 쪽으로 매각 압박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