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 87억6000만달러 기록지난해 기술수출 총액 55억4600만달러 이미 넘어서플랫폼 계약만 3건 … 기술사용 권리 파는 것으로 지속 전망글로벌 빅파마 오픈이노베이션 확대에 따라 기술이전 확대"하반기도 기술수출 지속될 것 … AI 신약개발로 가속화 전망"
  • ▲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 열린 '바이오USA' 한국관 부스 모습. ⓒ조희연 기자
    ▲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 열린 '바이오USA' 한국관 부스 모습. ⓒ조희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약 12조원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직 하반기가 남은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 2021년 14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87억6000만달러(약 11조955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보다 약 150% 증가한 수치로 이미 지난해 연간 기술수출 총액 55억4600만달러(약 7조5697억원)를 넘어섰다. 

    역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큰 기술이전 규모를 보였던 시기는 2021년으로 당시 총액 115억7400만달러(약 13조7000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은 에이비엘바이오, 알지노믹스, 알테오젠, 에이비온 등이 이끌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약 4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알지노믹스가 RNA 편집 플랫폼 기반 유전자치료제 기술을 약 1조9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이밖에도 알테오젠이 약 1조9500억원, 에이비온이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조단위 빅딜이 이어졌다.

    이같은 낭보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디앤디파마텍, 에이비엘바이오 등 여러 기업들이 기술이전을 추진중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콘쥬올' 기술을 바탕으로 연내 기술이전을 목표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MASH(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 치료제 'DD01'의 기술이전을 타진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이전에 나섰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주요 기술수출 흐름을 살펴보면 '플랫폼' 계약에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알테오젠의 'ALT-B4',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는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RNA 편집 플랫폼인 알지노믹스의 '트랜스 스플라이싱 리보자임' 등 3건의 플랫폼 기술이전이 이뤄졌다. 플랫폼의 경우 후보물질 기술이전과 달리 기술사용 권리를 사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이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이전이 증가한 것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자체 연구개발에 몰두하기 보다는 기초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확대하는 영향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 기술, 약물을 도입하는 등 외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바이오USA에 최근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대학에서 나오는 초기 기술 등을 외부 투자와 연결하거나 공동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기술회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기초연구에서 전임상 연구, 생산과 상업화까지 연결되는 가치사슬을 효율화 시키기 위한 정보공유 및 사업 제휴의 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이 실제 현장에서 적극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USA'에 51개 기업이 참여한 초대형 한국관을 설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널리 알렸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USA에는 70여 개국 2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한국인 참관객 수는 약 1300명 이상으로 작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최대 해외 참관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총 80여개 기업들이 바이오USA에 참가해 기술력을 알린만큼 추후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은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R&D가 활발한 것과 함께 플랫폼, 새로운 모달리티 등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세계 3위에 달하는 신약 파이프라인(3233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아직 본격화 되진 않았지만 AI(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국내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수출)실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