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이상 시 젖소 생산량 8% 감소 … 품질도 하락이른 폭염에 주요 유업계 7월 초 집유량 2~4% 감소2018년, 일평균 집유량 6% 감소에 공급 불안정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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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 원유 집유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며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7월 초부터 폭염이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시와 파주는 7월 초 기온으로는 최초로 40℃를 넘어섰다. 서울은 37.1℃까지 오르며 근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는 7월 말부터 8월 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기온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마른장마로 폭염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특히 제주의 경우 관측 사상 처음으로 6월 26일 장마가 종료됐다. 장마 기간 역시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폭염이 길어지면서 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 젖소가 생산하는 원유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는 곧 우유 생산과 품질에 직결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젖소의 적정 사육 온도는 21~23℃다. 특히 27℃ 이상에서는 사료 섭취량이 줄어 우유 생산량이 8% 감소하고, 더 넘어서면 우유 내 단백질 감소, 체세포수 증가 등으로 품질에도 이상이 생긴다.

    인공수정의 경우에도 18∼20℃에서는 54.8% 정도 성공하지만, 26℃에서는 30% 미만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공태(비임신)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주요 유업계에서는 집유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7월 첫째주 집유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일일 집유량은 1870톤으로, 2%는 약 37톤에 이른다. 1000㎖ 제품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3만6000여개 분량에 이른다.

    빙그레와 남양유업, 매일유업도 2~4% 가량 집유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폭염이 이어질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더위에 노출된 젖소가 생산량이 회복되는 데는 열흘 가까이 시간이 소요된다. 무더위가 가시더라도 일정 기간은 집유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8년 폭염으로 인해 하절기(6~8월) 일평균 집유량이 6% 감소하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흰우유 발주가 중단되는 등 공급이 불안정해지기도 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 집유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현재로서는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황이 계속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